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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풀인풀' 오민석 "도진우, 불륜인데도 사랑 받아…못된 놈" [인터뷰]①

김가영 기자I 2020.03.25 10:37:47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도진우, 불륜까지 했는데 이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어요.”

오민석(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오민석이 KBS2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의 도진우 역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가진 오민석은 “드라마에서 바람 피우는 모습을 대놓고 보여줬고 결과적으로는 나쁜 거다”며 “못된 놈”이라고 도진우를 비난했다.

오민석이 연기한 도진우는 김설아(조윤희) 아나운서를 보고 반해 결혼까지 골인했지만,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해 결국 불륜까지 저지르는 인물. 그러나 김설아를 향한 여전한 사랑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고 결국 두 사람은 해피엔딩을 맞았다.

오히려 기자들에게 도진우가 사랑받은 것에 대해 ‘왜 그런 것 같냐’고 묻던 오민석은 “솔직히 (도진우가 사랑받는 게)의아한 사람 중에 하나다”며 “왜 그러신지는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오민석은 “작가님이 그렇게 써주셔서, 감사하고 감사하고 기쁘고 한데 신기한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이어 도진우가 사랑받은 이유를 생각하던 오민석은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해 너무 뉘우친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노력을 한다”며 “그런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할지언정 안될 것 같다”고 또다시 도진우를 향한 비난을 보내 웃음을 안겼다.

오민석은 “제가 불쌍하게 생겨서 그런가”라며 “현장에서는 ‘너 생긴 것 때문인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민석(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극중 도진우는 불륜 사실이 알려지며 전 장인 김영웅(박영규)에게 뺨을 맞았다. 해당 신 후 빨갛게 부어오른 오민석의 뺨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오민석은 해당 신에 대해 “보는 것처럼 세게 맞진 않았다”며 “박영규 선생님이 싸움을 잘했다고 하셨다. 때리는 기술이 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진짜 안 아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피부가 잘 일어난다. 본의 아니게 뺨이 빨갛게 나와서 세게 맞았다고 생각하시는데 박영규 선생님이 기술적으로 때리신다”며 “진짜 안 아파서 놀랐다”고 말했다.

극중 영웅와 진우처럼 실제로도 가까이 지냈다는 두 사람. 오민석은 “박영규 선생님과 세트신도 맨날 붙었고 엄청 친했다. 연기 열정이 대단하셔서 같이 대본을 맞춰보기도 했다”며 “선생님의 인생 얘기도 들려주셨다. 너무 재밌어서 강의를 하시라고 춴했다. 실제로도 ‘아버님’이라고 불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엄마 홍화영 역의 박해미에 대해서는 “젊은 감성이시다. 친구 같다”며 “생각하시는 것도 젊고 정말 편하게 대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오민석이 연기한 도진우는 교통사고를 당하는 설정으로 10회까지 병상에 누워있었다. 의식조차 없었던 상태. 대사도 없이 누워있는 오민석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대체 언제 깨어나느냐’는 궁금증을 갖기도 했다.

“누워있는 다는 것은 시놉 단계에서 알고 있었다”며 “몇회를 누워있는 지는 몰랐다”고 말한 오민석은 “오히려 누워있는 게 좋다고 생각을 했다. 몸이 편해서가 아니라”며 “시청자로 하여금 묘한 긴장상태를 유지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언젠가는 도진우가 일어날 것을 알고 그가 일어나며 상황이 반전된다는 것을 짐작하기 때문이라고. 오민석은 “제가 일어나면서 저와 조윤희, 윤박 씨의 이야이가 두드러질 거라고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일어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어나면서) 이제는 진우가 욕받이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의외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민석(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오민석은 ‘사풀인풀’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이런 상황을 즐기지 못하는 듯 했다. 그는 “떳떳하지 못한 것 같다”며 “사랑을 받아도 ‘잘해서’, ‘옳은 일을 해서’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못된 짓을 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하는데”라며 “용서되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 오민석의 입장에서는 용서할 수 없는 도진우지만, 배우 오민석은 도진우가 되어 그를 이해하고 연기해야 한다. 오민석은 ‘어떻게 도진우를 이해하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도진우라는 사람은 잘못한 걸 알지만 그 더 큰 목표가 와이프를 데리고 와야한다는 것이다. 그 목표만 보고 달려가다가 마지막에 진정한 사랑이 보내주는 거라는 걸 깨닫게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나중에는 극 설정이 다르게 흘러가다 보니까 생각을 달리 했다. 잘못한 걸 충분히 알았으니 만회하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하자. 그런 짓을 다시는 하고, 일생일대의 실수도 갚기 위해서 더 노력하자는 마음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오민석의 말처럼 ‘불륜을 했는데’도 큰 사랑을 받은 ‘사풀인풀’, 오민석은 “생각지도 않은 선물 같은 작품. 생각지도 않은 사랑을 받게 한 작품이다”며 “이렇게 생각 못했고 이걸로 사랑을 받을지도 몰랐다”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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