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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테마록]최향남 사례로 풀어 본 해외진출 규약 Q&A

정철우 기자I 2009.01.29 10:58:16
▲ 최향남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풍운아' 최향남(38)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진출했다. 야구선수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그의 굽히지 않는 의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낳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해외 진출 가능 여부에 대한 유권 해석과 이해관계가 실타래 처럼 얽혀 있어 그 과정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완전한 자유신분이 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은 아니다. 임창용(전 삼성) 김동주(두산) 등도 FA 선수가 아닌 자격으로 해외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시도했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 선수가 해외 무대를 밟기 위해선 어떤 절차와 자격이 필요한 것일까. 최향남의 사례를 중심으로 문답식 풀이를 해 보자.

-구단과 합의만 되면 아무나 나갈 수 있나.
▲최향남은 KIA, 롯데 등과 계약하며 "해외에 진출할 경우 적극 지원한다"는 이면 합의를 했었다. 결국 두번 모두 구단의 허락을 받아냈다. 그렇다면 모든 선수들이 구단과 합의만 하면 미국이나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구단과 뜻이 통하더라도 최소 7년 이상은 한국 구단과 관계가 이어져 있어야 한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팀장은 "야구 규약은 해외 진출 가능 선수를 '입단 이후 7년이 지난 선수'로 한정하고 있다. 구단이 선수와 계약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기 위해 해외 진출에 대한 이면 계약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선수도 7년이 지나지 않으면 해외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완전 FA가 아니면 무조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하나.
▲아니다. 방출이라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구단이 해당 선수를 방출조치 할 경우 FA와 마찬가지로 아무 조건 없이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롯데는 왜 포스팅 시스템을 고집했을까.
▲최향남의 미국 진출 이후에 대한 대비다. 방출 선수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돌아올 경우 원 소속 구단에 다시 합류해야 할 의무가 없다. 최향남이 KIA에서 방출돼 클리블랜드에 입단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KIA가 아닌 롯데로 갈 수 있었던 이유다. 
 
정 팀장은 "롯데가 최향남의 신분에 대한 공증이 가능한지 문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KBO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었다. KBO는 8개구단의 신분적 중립 의무가 있다. 따라서 구단과 선수간의 이면 합의에 KBO가 간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의탈퇴 선수는 해외 진출 후 복귀시 원 소속구단에 재입단 하지 않으면 한국 무대에서 뛸 수 없다. 따라서 롯데는 최향남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위해 임의탈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상황이 다른가.
그렇다. 한국과 미국, 한국과 일본의 선수협정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미.일 선수 협정에 따르면 임의탈퇴 선수는 미국 진출 시 포스팅 시스템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반면 일본 진출시에는 일본 구단과 직접 교섭이 가능하다.
 
-입단 이후 7년 이상된 선수 중에는 임의탈퇴 등의 조치가 이미 내려진 선수들이 있다. KIA 김진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김진우가 직접 교섭이 가능한 일본 진출을 선언하면 어떻게 되나.
▲구단(KIA)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임의 탈퇴나 실격 선수 등은 규약상 준소속선수에 해당한다. 구단의 활동에 참가하지는 않더라도 구단의 보유권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해외진출을 위해 임의탈퇴를 시켜준 선수와 다른 귀책사유 등으로 임의탈퇴가 된 선수는 신분이 다르다. 7년차 이상 임의탈퇴 선수는 일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소속 구단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FA가 아닌 상태에서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선수는 '7년차 이상의 구단 동의를 받은 선수'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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