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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졌다. 앞서 콜롬비아전에서 비겼던 한국은 1무 1패로 3월 A매치 일정을 마쳤다.
경기 후 결과보다 더 많은 관심이 쏠린 건 김민재의 발언이었다. 그는 믹스드존에서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아쉽다”며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더 집중해야 할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수비 아쉬움에 대한 평가에는 “틀린 말이 아닌 거 같다”며 “동료들과 잘 맞춰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민재는 “그냥 지금 힘들고 정신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라며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 면에서도 힘들고 몸도 힘들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서만 신경 쓰고 싶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와 조율된 것인지 묻자 “조율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며 “이야기는 조금 나누고 있었다”라고 말한 뒤 인터뷰를 마쳤다.
하루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자세였다.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김민재는 “부상 없이 기량을 유지하며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구체적인 경기 수에 대해서는 “몸이 다 하는 만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역시 “감독으로서 김민재와 함께 할 수 있는 거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도 자주 소통하는데 세계 최고 수비수와 비등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울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한국 축구 위상을 높이듯 개인 명예뿐만 아니라 한국 어린 선수들에게 축구를 접할 계기를 마련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돌연 김민재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협회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그런 내용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분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때를 말했다.
그는 “김민재가 월드컵 후 대표팀에서의 역할에 정신, 육체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소집을 앞두고 모든 선수가 감독님과 일대일 미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잘 이야기됐고 경기도 잘 뛰고 문제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협회 관계자 역시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 내용을 말했다. 그는 “은퇴 마음이 있었다면 그렇게 말을 했겠느냐”며 “실점하고 경기에서도 지다 보니 또 다른 부담이 된 거 같다. 충동적이지 않을까 한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민재의 발언은 클린스만 감독도 인지했다. 협회 관계자는 “감독님께 바로 보고됐다”며 “오는 4월 한국 선수를 관리차 유럽으로 갈 예정이다. 그때 만나서 대화를 나눌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협회 관계자는 “대화 후 감독님께서 문제를 파악한 뒤 역할을 하지 않을까”라며 “김민재는 대표팀의 중심이고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다.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앞날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