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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테마록] 출신 리그별 외국인 선수의 3색 특징

정철우 기자I 2009.01.22 12:10:42
▲ 롯데 가르시아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KIA가 22일 우완 투수 구톰슨을 영입하며 8개구단 외국인선수 선정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으로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들고는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개팀 중 외국인선수를 두명 모두 보유하고 있던 팀은 롯데가 유일했다.

그러나 잘 뽑은 외국인 선수는 여전히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의 가르시아(롯데)나 2년 전 리오스(전 두산) 등이 좋은 예다.

8개구단 별 외국인 선수의 직전 소속팀을 살펴보면 3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메이저리그를 포함한 미국 출신. 그리고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일본 출신과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이다.

리그의 성격이 다른만큼 그 리그를 떠난 선수들의 특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차이를 살펴보면 새로운 시즌을 맞는 외국인 선수들의 관전 포인트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출신의 적응력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곧바로 건너온 외국인 선수들은 파워가 빼어난 케이스가 많다. 투수는 공이 매우 빠르고 타자는 큼지막하게 넘길 힘을 갖고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 팀들도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우선 '키가 크고 힘이 좋아야 한다'는 수칙은 오래됐지만 여전히 유요한 1번 선택 기준이다. 힘으로 동양권 선수들을 압도할 수 있는 용병은 심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걸림돌은 잘 알려진대로 세기의 야구에 대한 적응력이다. 정면 승부가 많은 미국 야구에 비해 한국 야구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승부를 하기 때문이다.
 
적응력은 단순히 야구 스타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간혹 매우 빼어난 현지 성적을 갖고도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뛰지 못하거나 밀려나 한국 땅을 밟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선수가 한국에...'라고 여겨지는 선수가 있다면 한번쯤 심리적인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 자체에서도 팀 적응에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 볼(black ball)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부적응 선수들은 어지간히 대단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메이저리그서 버티기 힘들다. 이런 케이스의 선수들이 동양야구에 적응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 간극을 더욱 크게 만든다. 대화가 많아지면 오해할 일도 줄어들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니 문제다.
 
지난해 KIA에서 뛰었던 데이비스는 매우 빼어난 구위를 지녔지만 퀵 모션에서 단점이 노출됐다. 그러나 좀처럼 코칭스태프의 지적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팀내 젊은 투수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늘어놓아 빈축만 사기도 했다. 
 
▲ 구톰슨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일본 출신의 파워

일본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도 이제 제법 한국 땅을 밟고 있다. 한국 야구 못지 않은 세기의 야구를 경험한데다 동양권 사고에도 적응력을 키운 만큼 일본 출신 선수들은 안정성 면에서 신뢰를 얻기 쉽다. 
 
 그러나 일본 출신 역시 '왜?'를 한번 따져봐야 한다. 성적도 괜찮고 적응력도 나쁘지 않다면 왜 그들을 포기했을까 하는 점이다. 일본 역시 제대로 된 외국인선수를 구하지 못해 대부분 구단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에서 성적을 낸 선수들은 초고액 계약이 이뤄지는 반면 첫 선을 보이는 선수들은 대부분 5,000만엔(약 7억5,000만원) 수준에 입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파워에 대한 아쉬움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크게 나쁜 구석은 없지만 뭔가 아쉬운 케이스라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 투수라면 삼진을 펑펑 잡아내고 타자라면 언제든 한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을 바라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본 출신 선수 중 볼 스피드가 빼어나게 빠르거나 장타력이 월등한 타자를 한국 구단에서 영입할 수 있는 케이스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 출신 선수들은 '안정감은 있지만 2% 부족한' 선수들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결정적인 승부에서 단점을 노출했다거나 버릇을 들켜버린 경우는 아닌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승권 전력이 갖춰진 팀에서 힘을 보태는 수준에서는 유용할 수 있지만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하위권 팀의 경우엔 실망이 클 수도 있다.
 
▲한국 출신의 익숙함
익숙함은 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기다. 상대를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대처 방법의 가짓수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외국인 선수가 유용한 이유가 여기 있다. 처음엔 백넘버 정도로만 구분하던 선수들을 얼굴은 물론 특성까지 알게된다는 것은 대단한 메리트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를 걱정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선수에 대한 상대팀의 적응력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의 경우가 그렇다. 1,2년 잘 통했다고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2007시즌 최고 용병이었던 리오스도 그해 시즌 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윤석환 두산 투수코치는 "리오스가 너무 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리오스는 이후 윤 코치와 많은 대화를 통해 단점을 보완해갔고 결국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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