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앙드레김은 개인의 외적표현과 성적 취향등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지금보다도 훨씬 더 편협하고 잔인했던 시대를 살아가시면서도 온전히 자신의 세계를 펼친 거인이었다"
가수 신해철이 패션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김(본명 김봉남)을 추모했다.
신해철은 지난 13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성공한 예술가 이전에 성공한 인간 앙드레김의 영전에 무릎 꿇어 조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그는 "그분(故앙드레김)의 말투나 몸짓, 때로는 본명조차 희화화되고 조롱거리가 되던 시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표현의 자유와 행복의 추구에 대한 그분의 비타협적인 모습은 어쩌면 그분의 작품보다 더 큰 유산으로 우리에게 남을 것"이라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
또 "그분은 국회청문회에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름 대신 본명을 대라고 삿대질한, 자신의 작품을 입는 것이 상대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추는 방법이기도 한 직업 디자이너에게 정장을 입지 않았다며 호통을 친 국회의원 나부랑이들 보다 백만배 더 가치있는 삶을 사셨다"고 말했다.
앙드레김은 지난 1999년 '옷로비' 사건 청문회 때 증인선서에서 "앙드레 김입니다"고 소개하자 국회 법사위원장은 "본명을 말해달라"고 요구해 실명을 공개했다. 당시 앙드레김이 "김봉남 입니다"라고 답해 희화화된 일을 신해철이 다시 꼬집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해철은 "하늘나라에서는 구름으로 좋아하시는 흰색 옷들을 만드시며 편안히 쉬시기를"이라며 글을 맺었다.
한편 한국의 대표적인 패션디자이너였던 앙드레 김은 지난 12일 지병이던 대장암과 패렴 합병증으로 인해 75세를 일기로 삶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