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도, 시차도 막지 못한 기성용의 존재감

이석무 기자I 2015.02.08 11:4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활약 중인 기성용.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시안컵 출전의 피로도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기성용은 소속팀 복귀전에서 풀타임 활약에 동점골까지 터뜨리며 ‘대체불가’ 선수임을 확실히 입증했다.

기성용은 8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4~2015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1분 헤딩으로 동점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 21일 헐시티와의 리그 경기 이후 4경기 만에 나온 기성용의 리그 4호 골이었다. 기성용의 활약 덕분에 스완지시티는 패배 위기를 딛고 1-1로 경기를 마쳤다. 승점 34점을으로 리그 9위를 지켰다.

사실 기성용이 경기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기성용은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그 중 5경기가 풀타임이었고 120분 연장 혈투도 2경기나 치렀다. 중간에 교체됐던 1경기도 89분을 뛰었다. 거의 전경기 풀타임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기성용은 대회를 마친 뒤 호주에서 한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잠깐의 휴식 후 다시 한국에서 영국으로 넘어갔다, 장거리 비행을 2번이나 했다. 긴 이동에 대한 피로는 물론 시차 문제도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스완지시티도 다급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 없는 6경기(FA컵 2경기 포함)에서 2승2무2패로 부진했다. 스완지시티 입장에선 기성용이 빠졌던 시간이 ‘지옥’이었고, 돌아온 기성용은 ‘천군만마’였다.

개리 몽크 감독은 영국에 돌아온지 3일 밖에 안된 기성용을 선발 출전시켰다. 피곤한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기성용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과 정교한 패스로 팀에 안정감을 선물했다.

후반 21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카일 노튼이 올린 크로스를 멋진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ㅡ, 동점골을 만들었다. 왜 몽크 감독이 기성용의 복귀를 간절히 원했는지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 자료를 보면 기성용은 이날 90분간 91.1%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56개의 패스를 했는데도 최고 수치였다. 같은 팀의 존조 셸비가 79.6%에 그쳤고, 선덜랜드 중앙 미드필더들의 기록은 70% 정도에 불과했다.

기성용은 구단 방송국인 스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고 피곤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쏟아내 팀의 순위를 끌어올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골을 터뜨린 장면에 대해선 “헤딩골이 그동안 많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볼이 골을 넣기에 적당하게 날아왔다. 카일의 크로스가 아주 좋았다”고 동료를 칭찬했다.

기성용은 “팀을 오래 떠나 있어서 그동안 구단에 미안했고 빨리 복귀하고 싶었다”며 “오늘 경기를 지배했음에도 승점 3을 따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를 통해 기성용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순히 스완지시티를 넘어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인정 전혀 손색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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