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PD의 연예시대③]대한민국 아이돌의 빛과 그림자

윤경철 기자I 2009.06.29 12:31:43
▲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동방신기와 JYP의 원더걸스 그리고 YG 빅뱅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국내 아이돌 스타 중 가장 성공한 연예인은 누구일까.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아이돌 중에 지금까지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는 스타중 한 명으로는 핑클 출신 가수 이효리를 꼽을 수 있다. 필자가 이효리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그가 그룹 해체의 아픔을 겪었지만 아직도 전성기적 못잖은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여가수 아이돌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매번 변신을 거듭하며 아이돌의 롤 모델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많은 아이돌이 이효리와 같은 성공을 꿈꾸지만 이효리처럼 성공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 만큼이나 어렵다.

무대에서 화려한 아이돌은 일단 입문과정부터가 호락호락 하지 않다. 성공한 아이돌의 입문 과정을 보고 있자면 마치 사람이 되기 위해 햇볕 한번 쐬지 않고 쑥과 마늘만을 먹었다는 환웅의 이야기가 절로 떠오른다.

먼저 아이돌 스타로 성공하기 위해선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에 입문해야 한다. 중소 기획사에서도 아이돌을 발굴하고 데뷔시키지만 대형기획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이 가요계 현실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대형기획사의 연습생이 되더라도 끝이 아니다. 운 좋게 연습생으로 뽑히더라도 4,5년간의 혹독한 트레이닝 과정을 버텨내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쳐 팀에 합류하게 되고 합류 뒤에도 탈락을 아픔을 종종 맛보게 된다. 원더걸스 멤버 시작했으나 중도 하차한 김현아나 6인조 빅뱅의 멤버였다가 5명이 되는 과정에서 배제됐던 장현승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들이 성공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그 자체가 곧 성공 보증수표는 아니다. SM, YG, JYP 등의 소속 가수들 중에도 한 시즌 활동을 하고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 가수들이 수두룩하다.

성공적인 데뷔 식을 치른 아이돌이라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기획가수의 성격이 강한 아이돌은 1,2번 음반이 실패할 경우 기획사의 다른 신인가수들로 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블랙비트, 스위티, 노을 등 대형 기획사의 지원 아래 일단 데뷔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활동이 뜸한 그룹들도 있으며 활동을 하더라도 카라처럼 중도에 멤버 교체를 통해 하차 할 수도 있다.

아이돌의 또 다른 문제점은 데뷔시기가 점점 더 어려진다는데 있다.

과거엔 고교생이 주를 이뤘지만 열세 살에 데뷔한 보아의 성공이후 연령이 낮아져 지금은 초등학교 때 입문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들이다 보니 자아가 형성되기 전에 연예활동을 시작하게 되고 이 과정 속에서 대부분의 아이돌 스타들은 엄청난 갈등과 어려움을 겪는다. 내부적으로 쉬쉬하고 있지만 공공연하게 소문으로 나돌고 있는 몇몇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우울증과 이에 따른 폐해도 이런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래도 그룹 활동을 하는 경우는 솔로에 비해선 나은 편이다. 인기가 떨어지거나 그룹 해체기에 돌입하면 상업적 가치에 따라 철저하게 멤버별 옥석이 구분되어지는데 이 가운데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스타는 엄청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이돌은 대부분 프로듀서의 기획에 의해 계발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해체되거나 회사와 계약이 끝났을 경우 스스로 뭔가를 이뤄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 한때 대한민국을 호령했던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는 “계약 종료 당시 멤버들의 몸값이 다 제 각각이었다”면서 “그룹 내에서 서로 다른 인기는 그룹 해체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멤버는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런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내 아이돌 시스템이 월급제를 추구하는 일본 기획사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연예 프로덕션에서는 장기간의 투자와 교육 그리고 무엇보다 인기와 상관없이 평생을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나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월급을 지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연예인 생활을 할 수 있다.

동시에 현실감 있는 계약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국내 기획사도 변해야 하지만 한탕주의에 물들어 져 있는 아이돌의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가수들도 일확천금을 꿈꾸기 보다는 체계적인 교육과 향후 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기획사를 선택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 관련기사 ◀
☞[윤PD의 연예시대②]진화하는 아이돌, 성공 십계명
☞[윤PD의 연예시대ⓛ]'아이돌'의 새 얼굴···'어덜돌' 광풍(狂風)이 분다
☞[윤PD의 연예시대③]韓드라마 매력남엔 'OO는 있고, XX는 없다'
☞[윤PD의 연예시대②]전노민 배수빈...'그바보 男'을 아십니까?
☞[윤PD의 연예시대①]'남의 남자면 어때?'...'품절남' 전성시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