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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공연장 향해 잰걸음…콘서트 선택 아닌 필수

김은구 기자I 2014.05.30 09:39:28
가수 에디킴은 정식 데뷔 2개월도 안돼 2회의 단독 공연을 개최, 모두 매진시켰다.(사진=미스틱89)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공연장으로 향하는 가수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데뷔한 가수들이 방송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공연을 여는 게 트렌드처럼 번지고 있다. 과거 공연이 가수, 기획사에 선택적 요소였다면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적 요소가 됐다. 음악의 유통 형태가 앨범에서 음원으로 변화하면서 수익 다변화를 위해 공연을 선택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김바다, 정동하 소속사의 김종각 에버모어뮤직 이사는 “유통형태가 판매단가가 1000원도 안되는 음원으로 바뀌면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공연이 가수와 기획사의 새로운 수익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이어 “한번 앨범을 발매하면 한장에 1만원 정도인 앨범이 100만장 이상 판매가 되는 가수들이 여럿 있었던 과거와 다른 생존 전략이 필요할 때다”고 덧붙였다.

에디킴은 지난 23일 서울 서교동 V홀에서 첫 콘서트를 가졌다. 지난 4월11일 데뷔 앨범 ‘너 사용법’을 발매한 뒤 1개월 12일 만이다. 홍대광은 오는 6월14일과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한다. 홍대광은 지난해 4월 미니앨범 ‘멀어진다’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를 했다. 아이돌그룹들도 빠르면 데뷔 1년여 만에 콘서트를 한다.

신인 가수들마저 공연으로 뛰어드는 추세가 단연 눈에 띄는 변화다. 과거에는 가수들이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때까지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했다.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일반적으로 2시간 남짓 진행되는 공연을 위해서 적어도 10여 곡의 레퍼토리도 필요하다. 그 때문에 공연 무대를 준비할 10곡 이상이 수록된 정규 앨범 3장 이상을 발표해야한다. 반면 최근에는 네다섯곡의 레퍼토리만 있어도 노래 외에 토크쇼 등을 버무린 공연 형태를 선보이는 추세다.

신인 가수의 공연 무대 진출은 오디션 프로그램, 경연 프로그램 등에서 발굴된 가수가 늘어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노래 잘 하는 가수가 앨범으로 발매한 노래가 적더라도 공연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게 된다. 에디킴과 홍대광 등은 모두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출신이다. ‘슈퍼스타K’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으며 팬을 끌어모은 에디킴과 홍대광은 당시 선보인 노래들도 공연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 김범수가 MBC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노래들로 공연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금전적인 수익외에 홍보 전략의 하나로도 자리잡았다. 공연을 통한 이득은 단순히 눈 앞의 돈에 그치는 게 아니다. 콘서트는 가수에게 홍보수단이 되고 있다. 가수는 공연장에서 자신의 음악을 하는 것으로 관객들에게 더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티켓 매진’이라는 수식어도 가수에게 좋은 홍보문구다. 실제로 200~500석의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은 게 요즘 분위기다. 대형가수로 꼽히는 이승환의 경우 ‘화양연화’ 투어 콘서트를 홍대의 소규모 공연장 V홀에서 시작했을 정도다. 주성민 V홀 대표는 “이름있는 가수가 규모가 작은 소극장에서 공연을 연다면 매출액이 크지는 않지만 손해를 보지는 않을 뿐더러 화제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했다.

가수가 콘서트 1회에 관객 1000명을 불러 모을 수 있을 만큼 인지도를 높이면 공연기획사에서 공연 투자 제의가 오는 게 일반적이다. 1000명 수준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중형 극장의 경우 티켓 가격은 7만~10만원 수준이다. 티켓 매출이 8000만원이 된다면 대관료를 포함한 제작비를 제외하고 공연기획사와 가수 소속사는 각각 2000만원 정도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킴 소속사의 조배현 미스틱89 본부장은 “에디킴이 데뷔한 지 얼마 안됐지만 공연을 마련했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신인이든 기성가수든 금전적인 수익외에도 홍보 등 다양한 분야로 공연을 활용할 수 있어서 여건이 된다면 빨리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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