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지고 단단해진 손연재, 리우 시상대 향해 순항중

이석무 기자I 2016.03.01 08:40:31
사진=손연재 인스타그램
사진=손연재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의 2016년 출발이 좋다. 궁극적인 목표인 리우올림픽 메달을 향해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핀란드 에스포의 에스포 메트로 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올 시즌 첫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대회에서 종목별 결선 볼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가 FIG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4년 4월 리스본 월드컵 개인종합과 후프, 볼, 곤봉에서 4관왕을 오른 이후 약 22개월 만이다.

영화 ‘대부’ 삽입곡으로 유명한 ‘팔라 피우 피아노(Parla Piu Piano)’에 맞춰 볼 연기에 시작한 손연재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멋진 음악에 걸맞은 멋진 연기였다.

손연재는 볼 종목 예선에서 18.350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결선에선 그보다 0.100점이 높은 점수를 받으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 밖에도 손연재는 전날 열린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리본 결선 은메달, 후프 결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만 메달을 4개(금1, 은2, 동1)나 쓸어담았다. 지난주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과 후프 은메달, 볼과 리본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2주 연속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더 반가운 것은 이번 대회 개인종합(73.550점)과 리본(18.400점), 곤봉(18.400점), 후프(18.400점), 볼(18.450점)에서 모두 개인 최고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는 점이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볼 종목에선 자신의 목표인 18.500점에 불과 0.05점 차로 근접했다.

손연재는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이번 시즌을 남다른 각오로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1위에 그쳤을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손연재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연재의 생각은 달랐다. 그대로 좌절하기보다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돌아봤다. 프로그램 구성이 단조롭고 독창적인 연기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뼈저리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손연재는 비시즌 동안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네 종목의 배경음악과 연기 구성을 싹 바꿨다.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으면서 실수 위험이 적은 동작 위주로 프로그램을 다시 구성했다.

자신의 특기인 포에테 피봇을 네 종목 모두 포함시켰고 기술의 난도를 높였다. 리듬 스텝도 빈틈없이 채워넣었다. 스텝 동작이 많으면 그만큼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근력과 지구력 운동도 훨씬 더 많이 했다. 지난해보다 근육량이 늘고 체격이 커졌다. 갸냘픈 손연재 대신 건강한 손연재로 돌아왔다.

면밀한 전략도 돋보였다. 이번 월드컵의 경우 기술 난이도만 놓고 보면 개인종합 2위에 오른 손연재보다 3위와 4위를 차지한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가 더 높았다.

하지만 결과는 손연재의 승리였다.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뉴타는 난도는 높지만 기술 정확도가 떨어졌다. 반면 손연재는 다소 쉬운 동작이지만 정확하게 수행해 최대 점수를 받았다.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동작이 빨라지고 정확해진 덕분이었다..

손연재도 업그레이드 된 연기와 성적에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손연재는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을 통해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이어 바로 한 주 뒤에 한 월드컵 경기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남은 올림픽까지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경기는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며 “개인 최고점과 개인종합에서 은메달, 종목별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 다가오는 경기도 조금 더 수정하고 완벽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리우 올림픽까지는 약 6개월이나 시간이 남아 있다.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말이 있다. 한창 강해지고 단단해진 손연재가 지금의 상승세를 잘 이어간다면 리우 올림픽 시상대도 결코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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