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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최근 지상파 3사가 드라마 제작을 전면 축소키로 전격 결정했다. 이에 따른 타격이 연예계 전반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쪽은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이다. 드라마를 만들어도 방송사의 편성을 받기까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게 됐다. 드라마 방영시간이 줄어든만큼 남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소위 '출혈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지난 해 방송사의 드라마 편성시간을 기준으로 드라마 제작 계획을 세웠는데 급작스럽게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자체가 줄어들어 앞으로 제작 기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외주제작사의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는 갑과 을의 관계다"며 "현재 방송사가 외주제작사 드라마의 제작단가를 낮추라고 요구하는 상황인데다 편성시간까지 줄어들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일부 외주제작사의 경우 회사의 존폐여부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외주제작사 관계자들의 말이다.
드라마의 축소는 연예매니지먼트 회사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한 매니지먼트업계 임원은 "사실상 IMF 보다 더 힘든 상황인 듯 하다"며 "대다수 연기자들에게 드라마는 일종의 생계수단이다"고 강조했다.
생계수단인 드라마의 제작이 줄·어드는 상황인만큼 연기자들이 느끼는 위기감도 크다는 것이다.
매니지먼트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는 톱스타라고 해서 안심할 상황도 못된다"며 "한때는 PD들이 스타들의 드라마 캐스팅을 위해 몸을 낮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된 상태다"고 말했다.
드라마 축소를 결정한 방송사 내부의 고민도 깊다. 드라마를 대체할만한 킬러 콘텐츠의 개발이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의 편성기획팀 관계자는 "드라마를 축소하면 이를 대체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하는데 이 일도 만만치 않다"며 "방송사 입장에서는 재방송이나 외화 시리즈를 편성하고 싶어도 시청자들이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축소에 따른 문제점은 한류로 통칭되었던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동력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겨울연가'와 '대장금' 등의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가 국내 드라마 제작의 불황으로 맥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영화나 가요 등이 드라마가 보여줬던 만큼 한류의 파급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며 "드라마 제작축소가 불가피하더라도 한국 드라마 자체의 경쟁력을 저하되지 않도록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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