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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화끈했던 박정교, KO패로 파이터 인생 마침표

이석무 기자I 2022.07.23 15:46:11
박정교. 사진=로드FC
[원주=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로드FC 베테랑 파이터 박정교(43·박정교 흑곰캠프)는 마지막까지 화끈했다. 격투기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에서 KO패를 당했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박정교는 2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로드FC 061’ 2부 1경기 라이트헤비급(-93kg) 경기에서 김태인(29·김태인짐)에 1라운드 25초 만에 KO패했다.

이날 경기는 박정교의 은퇴 경기였다. 1999년 4월부터 2008년 8월까지 10년 가까이 특전사 부사관으로 복무한 박정교는 전역 후 서른 살의 늦은 나이에 격투기 무대에 뛰어들었다.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은 전적이었다. 이날 경기 포함, 통산 20전 8승 12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출전하는 경기마다 화끈한 타격전으로 팬들을 흥분시켰다. ‘명승부 제조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개인 통산 20전을 채우고 싶다”는 바람을 이루기 위해 이날 자신의 스무번째이자 마지막 경기에 나선 박정교는 아쉬운 KO패로 파이터 인생을 머무리했다.

은퇴전 상대는 ‘김해대통령’이라 불리는 김태인이었다. 아마추어 복싱 유망주 출신인 김태인은 격투기 리얼리티 ‘겁없는 녀석들’을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적은 2전 2승에 불과하고 최근 3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최근 복귀를 선언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박정교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화끈한 난타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스피드나 파워면에서 자신보다 14살이나 어린 김태인과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펀치 공방전에서 김태인에게 펀치를 허용한 박정교는 충격을 입고 그대로 쓰러졌다. 김태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차별 파운딩 펀치를 퍼부어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3년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한 김태인은 경기가 끝난 뒤 박정교에게 큰절을 하면서 격투기 선배에 대한 예를 표했다. 로드FC 측은 박정교에게 꽃다발을 전하면서 선수인생의 마무리를 축하했다.

박정교는 케이지 인터뷰에서 “이제 너무 홀가분하다. 비록 졌지만 창피하지 않다”며 “난 20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프로파이터로서 20전만 채우자’라는 맹세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합만 뛸 수 있는 몸만 되면 시합하자라는 마음이었다”며 “마지막까지 이렇게 경기할 수 있어 행복하고 영광이었다. 격투기로 박정교라는 이름을 알리고 꿈을 이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박정교는 “이제는 격투기 무대를 떠나지만 앞으로 손가락질 받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 멋진 인생 살겠다”며 “지금까지 사랑해주고 아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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