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20년 장수그룹' 日 SMAP 통해 배우는 아이돌 문화

윤경철 기자I 2009.08.03 10:27:06
▲ 따로 또 같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인기그룹 스마프(SMAP). 그 가운데 멤버 쿠사나기 츠요시(사진 하단 왼쪽)와 키무라 타쿠야는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아이돌 그룹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하고 그 시기에 사랑 받는다는 점을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동시에 그들은 불꽃같은 활동을 하고 사라진다. 대부분 5년을 넘지 못한다.

2004년 결성돼 5년째인 올해 고비를 맞고 있는 동방신기를 비롯해 서태지와 아이들(1992~1996), H.O.T(1996~2001), god(1999~2004), 젝스키스(1997~2000), S.E.S(1997~2002) 등을 비롯한 정상급 아이돌 그룹 역시 5년을 고비로 결별을 선언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솔로 활동 이후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걷고 있는 엔싱크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그룹들이 5년을 넘기지 못해왔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이와 같은 5년 주기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십 년 롱런하는 아이돌(?) 그룹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다름 아닌 스마프(SMAP)다. 스포츠와 음악의 조합(Sports and Music Assemble People)이란 의미의 스마프는 지난 88년에 결성돼 지금까지 20년 넘게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렇다고 인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음반발매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들이 진행하는 요리프로그램은 시청률 1, 2위를 달리고 있고 음반은 여전히 차트 1위와 함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다.

나카이 마사히로, 키무라 타쿠야, 이나가키 고로, 쿠사나기 츠요시, 카토리 신고 등 멤버들은 각각 영화와 드라마, 코미디 그리고 버라이어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들의 인기는 최근 쿠사나기 츠요시가 알몸 소동으로 논란을 빚은 이후에도 여전히 최고다.

그렇다면 스마프가 오랫동안 활동을 하면서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신뢰와 서로에 대한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인기를 얻는 것 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욱 큰 어려움으로 여겨져 왔다. 인기를 얻고 나면 멤버들 간 인기차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수익배분 문제 등으로 기획사와 다투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스마프는 이 같은 위기를 개개인의 이익보다 시너지를 중시 여기며 극복해갔다.

스마프의 또 다른 강점은 국내 아이돌과 달리 활동중단이 없다는 사실이다. 전 멤버가 정규 방송을 일주일에 서너 개씩 소화하고 1년에 2개월에 걸친 콘서트를 한다. 동시에 드라마나 영화에도 출연한다. 틈틈이 다이어트, 일러스트 서적 등도 펴내고 올림픽 메인 캐스터도 마다치 않는다. 조금만 뜨면 인기 관리를 하는 국내 아이돌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자니스라는 대형기획사의 철저한 관리도 지금의 인기에 한몫 거들고 있다.

쿠사나기 츠요시의 알몸소동에서 알 수 있듯이 연예인은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자니스는 위기 때마다 여론을 주도하며 이들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고 있다.

사실 한국과 일본의 연예계 환경은 다르다. 그런만큼 가수가 처한 환경과 문화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로가 조금만 양보하고 이해한다면 대한민국에도 스마프를 능가하는 장수 아이돌 그룹이 충분히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룹 신화가 그들만의 의리로 10년 장수 그룹에 이름을 올린 것처럼 말이다. 지금 위기를 맞고 있는 동방신기도 예외는 아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 관련기사 ◀
☞동방신기 3인, "부당한 전속계약이 갈등원인" 공식입장 전문
☞SM 급락...'동방신기 어쩌나'
☞[윤PD의 연예시대②]동방신기·유진박 사건, 그들은 이미 알았다?
☞[윤PD의 연예시대①]H.O.T에 동방신기까지···'대한민국 아이돌 잔혹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