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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배리 본즈(43)가 마침내 행크 아론의 기록을 31년만에 뛰어 넘은 756호 아치를 수놓았습니다.
본즈는 8일 자신을 위해 지었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 구장 AT&T파크서 5회 워싱턴 내셔널스의 좌완 투수 마이크 바섹을 두들겨 우중월 435피트 짜리 홈런을 꽂으며 새로운 홈런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바섹은 지난해까지 4년간 한번도 풀타임으로 뛰어 보지 못한 5년차 중고 신인입니다. 풀카운트서 홈런을 맞은 7구째 구질도 '날리며' 들어오는 몸쪽 84마일 패스트볼이었습니다.
이데일리 SPN '한들의 친구, 야구'는 5회에 걸쳐 본즈의 홈런 신기록을 집중 조명합니다.
1. '본즈의 힘' 질투와 차별의 벽...그래서 거부할수 없었던 유혹
지난해 7월 20일 오클랜드의 맥카피 콜리세움 하늘에 714호 아치를 그려 ‘백인의 우상’ 베이브 루스와 나란히 하는 이정표를 세운 본즈 는 이렇게 소감을 밝히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습니다. "엄청난 구원이다 ."
본즈에게 루스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와 어깨동무함으로써 비로소 구원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질투와 극복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는 658홈런을 날리며 루스의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 2003년 이미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755는 내 눈을 사로잡는 숫자가 아니다.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갖는 숫자는 오직 714뿐이다. 나는 루스와 같은 왼쪽 타자로 시즌 장타율, 출루율, 볼넷 등 그의 기록을 모두 지워 버렸다. 그런데 아직도 그가 야구의 모든 것이다. 좋다, 이제 마지막 남은 그의 홈런 기록을 깨 버리겠다.”
755개의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던 아론보다, 더 뛰어넘고 싶은 질투의 대상이자 목표였던 게 바로 루스였던 것입니다. 그러한 질투는 오늘 마침내 홈런 신기록에 도달케 한 씨앗이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두 기자가 그의 치부를 낱낱이 폭로한 책 ‘게임의 그림자’. 이 책은 루스를 뛰어넘으려는 본즈의 질투가 어떻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 악수하고 깊숙히 빠져 드는지, 그 답을 줍니다. 바로 ' 금단의 선악과' 스테로이드의 유혹이었습니다.
책은 본즈가 98년 이후부터 금지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해는 바로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가 유례없는 홈런 레이스를 벌이던 때였습니다. 본즈는 그들의 경쟁을 보면서 약물의 유혹에 깊이 빨려 듭니다. 그 결과 2001년 73개로 맥과이어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70개)을 갈아치운 뒤 3년 내리 46-45-45개의 홈런을 날립니다. 37세를 넘기고서도 그렇게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습니다 .
본즈와 루스, 맥과이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바로 흑과 백, 피부색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즈가 아론보다 루스나 맥과이어의 기록에 더 질투하고 도전 의식을 가졌던 것은 태생적인 것이었습니다.
본즈는 3차례나 올스타에 뽑힌 아버지 바비 본즈와 660개의 통산 홈런 4위인 ‘대부’ 윌리 메이스를 따라 자이언츠의 옛 구장 캔들리스틱파크와 클럽하우스를 드나들고 그 곳에서 유년을 보내며 성장했습니다.
바비와 메이스는 아론과 동시대입니다. 아론이 루스의 기록에 도전하면서 무수한 살해 협박에 시달리고, 당시 보위 쿤 커미셔너는 ‘신기록이 언제 나올지 어찌 아느냐’는 당치도 않은 이유로 나타나지도 않아 어머니가 몸소 아들을 보호하러 나서야 했던 그런 시대였습니다 .
본즈의 홈런에 대한 갈증은 이미 유년기에 싹튼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다니면서 보고 느끼고, 성장해서는 루스의 전설에 도전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차별의 벽. 본즈는 거기에 대놓고 대들었습 니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난 약물이란 금지된 유혹에 손쉽게 넘어갔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천만하고 결정적인 실책이었습니다. 미국의 가장 큰 금기를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방법 또한 부정직하고 부도덕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모두가 아낌없는 박수를 쳐 줘야 할 기록을 세우고도 온갖 비난과 조롱, 냉대란 냉대는 다 받고 급기야 '어물전의 꼴뚜기'로 전락한 뒤에 오른 그의 옥좌가 '상처뿐인 영광'의 자리일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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