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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이벌'이 '컨택트'로…외화 작명 어떻게? 틀린 표기도

박미애 기자I 2017.02.07 06:00:00
‘컨택트’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지난 2일 개봉한 SF영화 ‘컨택트’의 원제는 ‘어라이벌’이다. 국내 관객들 중에는 아쉬운 제목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1997년작으로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콘택트’의 리메이크작으로 오해돼서다. ‘컨택트’는 오는 26일 열리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 후보에 오를 만큼 평단과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컨택트’과 ‘콘택트’가 제목의 유사성과 외계와의 소통을 그린 소재의 유사성 때문에 더 오해를 받고 있다.

‘컨택트’는 테드 창의 단편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두 영화는 전혀 관련 없다. ‘어라이벌’이 ‘컨택트’가 된 데에는 영화에 대한 이해도와 접근성의 편의를 고려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혼란을 준 셈이다. 게다가 ‘컨택트’는 외래어 표기법 상으로도 틀린 표현이다.

외국영화, 즉 외화의 제목은 직배사나 수입사의 임의로 정해진다. 나름의 원칙은 있다. 원제를 그대로 쓰거나 직역 또는 의역한다. 원제가 간명하거나 국내에 소개되기 전 많이 알려져 있다면 원제를 그대로 따른다. 이미 인지도가 형성된 영화의 제목을 굳이 바꿔 홍보의 수고를 더할 필요가 없어서다. ‘라라랜드’ ‘재키’ ‘라이언’ ‘딥워터 호라이즌’처럼 유명 영화제의 수상 및 후보작으로 주목받거나 실화를 소재로 해 관심을 받은 영화들이 그 예다.

외화의 원제를 그대로 쓰거나 직역할 때에는 그나마 수고를 덜지만 의역할 때 작명의 고충이 따른다. 제목은 사람으로 치면 그 사람의 첫인상과 다름없다. 제목이 영화의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초두효과’라는 것이 있듯 영화의 호감에는 영향을 준다. 제목 때문에 영화를 보러 가지는 않지만 제목 때문에 영화에 끌리지 않을 수가 있다.

영화의 첫인상인 제목이 중요하다. 제목이 잘 지어진 영화를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는 원제가 ‘곤 걸’이다. 이 영화의 첫 번째 반전, 다시 말해 여 주인공의 자작극이라는 하나의 설정이 ‘곤 걸’보다 ‘나를 찾아줘’에 더 설득력을 부여한다.

제목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된 영화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만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원제는 ‘프로즌’이다. 이 제목이 중국에서는 ‘빙설대모험’으로 일본에서는 ‘안나와 눈의 여왕’으로 바뀌었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원제: 뮤직 앤드 리릭스)도 잘 지은 제목의 예다.

최근 들어 모험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하면서 원제를 쓰거나 직역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도 고충이 없지는 않다. 외래어 표기법 때문이다. 점점 더 원어민 발음에 가까운 표현을 선호하면서 외래어 표기법이 틀린 제목들이 종종 등장한다. ‘컨택트’를 비롯해 ‘씽’ ‘빽 투 더 퓨쳐’ 등이 있었다. 이 영화들은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콘택트’ ‘싱’ ‘백 투 더 퓨처’가 옳은 표현이다. ‘빽 투 터 퓨쳐’의 경우 첫 번째 시리즈가 탄생한지 30년만인 지난 2015년 재개봉 하면서 추억의 이유로 당시의 외래어 표기법 그대로 가져다 썼다.

‘나를 찾아줘’ ‘겨울왕국’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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