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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운명은?]④전쟁으로만 멈췄던 올림픽 역사

이석무 기자I 2020.03.06 08:51:02
1916년 1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했던 베를린올림픽은 20년 뒤인 1936년 나치 치하에서 열렸다. 베를린올림픽 개회식에서 나치식 인사를 하는 아돌프 히틀러 당시 독일 총통. 사진=AFPBBNews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선수촌에 침입한 ‘검은 9월단’ 테러리스트.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896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제1회가 시작한 근대 올림픽은 올해 예정된 도쿄올림픽으로 32회째 하계올림픽을 맞는다.

그동안 올림픽 대회가 치러지지 못한 경우는 세 차례였다. 6회(1916년)와 12회(1940년), 13회(1944년)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모두 전쟁 때문이었다.

1916년 올림픽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무산됐다. 당시 IOC는 개최지로 유력했던 헝가리를 설득해 독일 베를린에 만장일치로 개최권을 넘겼다. 전쟁 도발 조짐을 보였던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전쟁은 발발했고 베를린은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했다. 베를린이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것은 20년 뒤인 1936년 나치 치하에서였다.

1940년 도쿄올림픽과 1944년 헬싱키올림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핀란드 헬싱키는 이후 1952년 제15회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일본 도쿄는 재건 후 1964년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을 열었다.

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도 올림픽은 위협받았다. 1980년 모스크바,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은 지독한 이념 갈등으로 ‘반쪽짜리’ 올림픽이 됐다. 그래도 올림픽 대회는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하계올림픽도 취소 위기에 몰린 바 있다. 당시 모기를 매개로 감염돼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을 강타했다. 이에 대한 우려로 몇몇 세계적인 스타들은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전 세계 보건 전문가 150명은 개막 3개월 전 “올림픽을 미루거나 개최지를 바꿔야한다”고 WHO에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WHO는 개막 2개월 전인 2016년 6월 ‘올림픽을 개최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리우 올림픽은 큰 불상사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올림픽이 대회 도중 중단될 뻔한 적도 있었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 게릴라 단체인 ‘검은 9월(Black September)’이 대회 기간 선수촌에 침입해 이스라엘 선수단 2명을 사살하고 9명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 선수와 임원 11명, 아랍 게릴라 5명, 독일 경찰 1명 등 총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자 전 세계에서 올림픽 중지 요구가 빗발쳤다. 실제로 모든 올림픽 일정이 24시간 동안 중단됐다. 하지만 IOC는 평화를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을 지키기 위해 올림픽을 재개했고 남은 대회를 무사히 치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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