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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멕시코 4강 신화 재현...한국 축구 역사 큰 획 그었다

이석무 기자I 2019.06.09 08:34:25
8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한국과 세네갈전의 경기.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 진출을 확정한 U-20 대표팀 전세진이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리틀 태극전사들이 1983년 멕시코 대회의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에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3-3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재현했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우리 대표팀은 ‘붉은 악마’ 돌풍을 일으키면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스코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패했지만, 개최국 멕시코를 2-1로 꺾은데 이어 호주 마저 2-1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이어 8강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 마저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기고 4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4강에서 세계 축구의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1-2 역전패를 당한 뒤 폴란드와의 3~4위전에서도 연장전 끝에 1-2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당시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 대표선수들이 보여준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투지는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당시 해외 언론에선 대표팀을 ‘붉은 악마’라고 표현했고 이는 이후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애칭이 됐다.

한국 축구는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는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8강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지만 8강전에서 브라질에 1-5로 대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 브라질에 3-10이라는 역사적인 패배를 당하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인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 16강까지 올랐으나 2005년과 2007년에는 잇따라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어린 태극전사들은 이후 꾸준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9년 이집트 대회와 2013년 터키 대회에서는 8강에 올랐고 한국에서 열린 2017년 대회에서도 16강에 올랐다. 결국 이번에 4강 신화를 재현하면서 한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4강까지 올라오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대표팀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해 조별리그 통과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우승후보였던 아르헨티나를 꺾고 조 2위로 당당히 16강에 오른데 이어 16강에서 숙적 일본까지 누르는 성과를 거뒀다.

8강에선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체격 조건을 자랑하며 실질적인 우승후보로 주목받은 세네갈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세네갈과의 8강전은 승패를 떠나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손꼽히기에 충분한 경기 내용이었다.

4강 신화를 이룬 대표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에콰도르와 4강전을 치른다. 에콰도르를 꺾으면 역대 이탈리아-우크라이나의 4강전 승자와 대망의 결승전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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