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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풍운아' 추성훈(34.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크리스 리벤(29.미국)에게 충격적인 삼각조르기 패배를 당했다.
추성훈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MGM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종합격투기 UFC116 미들급 경기에서 리벤에게 3라운드 막판 그라운드 상황에서 삼각조르기(트라이앵글초크) 기술을 당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 리벤의 3라운드 4분40초 서브미션 승리.
이로써 추성훈은 통산 종합격투기 전적 13승2패를 기록했다. UFC 진출 후 2전째 만에 당한 첫 패배였다. 특히 1,2라운드에서 경기를 잘 풀고도 3라운드에서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은 더 컸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인 어려움을 드러낸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추성훈은 당초 반더레이 실바(브라질)와 대결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실바가 경기를 앞두고 갈비뼈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상대가 리벤으로 바뀌었다. 리벤은 악동이미지 때문에 UFC 내에서 인기가 높지만 실력면에서는 정상급으로 인정받지 못한 파이터였다.
추성훈은 자신의 배경음악인 'Time to Say Goodbye'에 맞춰 유도 도복을 입고 등장했다. 경기장에 들어서기에 앞서 자신의 세컨과 함께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승리의 의지를 다졌다. 지난 해 7월 UFC 100대회에서 데뷔전을 가진 이후 1년 만에 옥타곤에 들어선 추성훈의 붉은 색 트렁크에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함께 붙어있었다.
추성훈은 경기 시작과 함께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리벤이 타격전에 능한 파이터임을 감안해 선제공격 보다는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데 주력했다. 1라운드 중반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적중시킨 추성훈은 곧바로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그라운드로 경기를 끌고 갔다.
추성훈은 곧바로 자세를 바꿔 리벤의 팔을 잡고 암바를 노렸다. 리벤이 필사적으로 버텼지만 추성훈은 완전히 위에서 압도하면서 계속 서브미션을 노렸다. 기술이 완전히 걸리지는 않았지만 계속 추성훈은 상위포지션에서 리벤을 누르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다시 밭다리 걸기로 리벤을 쓰러뜨려 효과적으로 1라운드를 마친 추성훈은 2라운드에서도 스탠딩에서 신중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간간히 리벤의 펀치를 허용하면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성훈은 2라운드 3분여를 남기고 라이트 카운터 펀치를 적중시켜 리벤을 순간적으로 그로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후 치열한 난타전으로 펼친 추성훈은 곧바로 테이크다운을 연결, 그라운드 상황으로 경기를 몰고 갔다. 추성훈은 리벤을 철망으로 몰아넣은 뒤 계속해서 파운딩 펀치를 퍼부었다.
그렇지만 추성훈은 2라운드 막판 체력적인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추성훈은 몇 차례 리벤의 펀치를 허용하면서 뒤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2라운드에 다소 고전한 추성훈은 3라운드 초반 리벤의 다리를 잡고 테이크다운, 다시 그라운드 싸움에 돌입했다. 리벤은 밑에서 팔을 잡고 암바를 시도했지만 추성훈은 이를 잘 빠져나온 뒤 계속 위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추성훈은 계속 파운딩을 퍼부었지만 리벤도 밑에서 매섭게 반격했다.
하지만 추성훈은 3라운드 막판 리벤의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리면서 결국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기술에 걸린 뒤 빠져나오려고 시도했지만 힘이 모자랐고 스스로 탭을 쳐야만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할 만큼 추성훈의 체력은 이미 바닥난 상황이었다.
유도선수 출신인 추성훈이 타격가인 리벤에게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패배였다. 추성훈으로선 UFC의 높은 벽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