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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기자] '2번 타자' 최형우(25. 삼성 라이온스)의 타격이 변했다. 클린업 트리오에서 제외돼 2번 타자로 나서는 일이 잦아지면서 '파워'보다는 '정확도'를 높이는 것으로 변화를 꾀했다.
최형우는 5월까지 주로 클린업 트리오로 출전했다. 지난 시즌 홈런 19개로 팀내 최다 홈런 선수였던 만큼 화끈한 한 방을 노리는 타격을 했다.
그러나 성적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 최형우의 5월 26경기의 타율은 2할 2리에 그쳤다. 홈런을 4개 기록하기는 했지만 3할 6푼 2리의 장타율은 중심 타자의 그것으론 모자른 구석이 있었다. 이 기간 기록한 10타점 역시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최형우가 중심 타자 역할을 못해내자 선동렬 삼성 감독은 최형우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최형우의 변화가 시작된 것도 이 때부터다.
시즌 전 목표인 '30홈런'을 노리던 큰 스윙을 버리고, 최대한 공을 많이 보려 노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자를 불러들이는 '장타율'보다는 어떻게든 누상에 나가기 위한 '출루율'을 높이는 것으로 생존 방식을 변경했다.
그 결과 볼넷 수가 늘고 삼진이 줄었다. 6월 22경기의 볼넷-삼진 비율은 14-11를 기록 중이다. 5월 26경기의 14-15보다 나아진 기록이다.
6월 타율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3할 5푼 1리로 삼성 타자 중 가장 뜨거운 6월을 보내고 있다. 정확성을 높이다 보니 홈런 개수는 2개로 줄었지만 장타율은 5할 4푼 1리로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순수장타율(장타율-타율)을 봐도 1할 9푼으로 5월의 1할 6푼에 비해 증가했다.
비결은 참을성에 있었다. 최형우는 "5월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살아나가는 게 중요했다. 예전 같으면 볼카운트 1-3에서 쳤을 공도 그냥 보냈다. 한 가운데가 아니면 배트가 잘 나가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형우는 원래 초구를 잘 건드리지 않는 타자다. 지난 시즌 최형우가 초구를 공략한 비율은 19.3%에 지나지 않았다. 리그 평균 28.7%보다 한참 낮았다.
올 시즌에는 작년만큼도 되지 않는다. 초구를 건드리는 비율이 16.3%로 낮아졌다. 2번 타자를 맡고 나서는 8.6%로 더 떨어졌다. 공을 조금 더 보려고 애쓴 결과인 것이다.
스윙이 작아지면서 삼진 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 시즌 126경기에서 76번 당했던 삼진은 올 시즌 53경기에서 27개로 비율이 떨어졌다. 2008시즌 경기당 0.6개에서 올 시즌 0.5개로 낮아진 것이다.
물론 5월의 부진으로 올 시즌 기록은 예년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7홈런, 28타점의 성적은 최형우가 생각했던 목표에서 많이 벗어난 수치다. 최형우도 6월 반짝 활약으로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최형우는 "6월말까지 좀 더 페이스를 올릴 생각이다. 2번 타자로서 어떻게든 살아가 클린업 트리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지금 내 임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6월 말까지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점차 장타를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출루와 장타 사이에서 팀내 맡은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하는 최형우의 타격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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