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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은 19일(현지시간) 31번째 장편 영화 ‘여행자의 필요’의 배우들과 함께 기자회견 및 레드카펫 행사 등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올해는 연인이자 이 영화의 제작실장으로 참여한 김민희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참석한 베를린영화제엔 김민희와 동반참석해 눈길을 끌었던 바 있다. 올해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는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영화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강승윤, 하성국, 조윤희, 권해효가 얼굴을 비췄다.
홍상수 감독은 이날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행자의 필요’의 연출 방식, 작품의 취지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신작에서 독백 기법을 쓰지 않은 이유를 묻자 “영화는 계획적으로 만들기보다는 내게 주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독백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이야기를 하는 연출 방식을 자주 고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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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과거에는 이유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려 했지만 지금은 딱히 그렇다고 할 수 없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이 하루하루 표현된다. 캐릭터도 그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나이 많은 여배우의 외로움을 담은 작품을 쓴 이유에 대해서도 역시 “잘 모르겠다. 그 감정이 나한테 온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나도 내가 뭘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답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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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은 이자벨 위페르에 대해 “용감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그를 믿는다. 그와의 작업 자체가 행복하다”고 극찬했다.
이자벨 위페르는 “홍 감독이 작업하는 방식은 매우 독특하고 경험을 되풀이하는데 열정적”이라며 “사실대로 말하면 이야기 안에서 역할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이야기와 세계에 투영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점이 정말 맘에 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