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관 별세... 김종진 "죽어도 무대에서 죽자는 약속했다"

박한나 기자I 2018.12.28 10:09:35
고 전태관(사진=봄여름가을겨울 블로그)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이 57세의 나이로 27일 밤 세상을 떠났다. 고(故) 전태관과 밴드를 함께 했던 김종진은 28일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김종진은 글에서 고 전태관의 업적을 상세하게 언급했다. 그는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라고 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또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로 혜성같이 나타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한국 음악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곡들을 남겼다”며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위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종진은 전태관과 ‘무대 위에서 죽자’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의 말을 돌아보면 고인은 김종진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지난 10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진은 전태관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종진은 전태관과 봄여름가을겨울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만든 ‘투 두 리스트( to do list)’의 한 가지 빼고는 모두 이뤘다고 밝혔다.

김종진은 “버스 타고 다니던 시절에 ‘그랜저를 타고 한 손으로 핸들 돌리면서 1만 석 공연장에 들어가는 대단한 뮤지션이 되어보자’고 했는데 그런 것도 이뤘다. 또 백발이 송송 해도 무대 위에서 섹시한 뮤지션으로 남자고 또 죽어도 무대 위에서 죽자고 했다. 하지만 아직 그걸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그것도 이루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다 갖춰진 무대에서 음악을 해야지만 무대 위에서 죽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내가 그리고 우리가 딛는 모든 땅이 무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건 음악을 하다가 떠나면, 무대에서 우리 음악이 나오다가 떠나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고 전태관의 빈소는 28일 낮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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