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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문화를 최대한 살린 것이 ‘고등래퍼’의 관전 포인트다. ‘고등래퍼’에선 10대 힙합신 딕키즈 크루의 멤버 양홍원·윤병호가 10대들의 우상처럼 등장한다. 관중들은 아이돌 멤버 보다 양홍원에 더 열띤 반응을 보인다. 래퍼가 되기 위해 자퇴를 하거나, 힙합 동아리에서 꿈을 키우는 등 각양각색인 참가자들의 사연도 조명한다. 그들이 쏟아내는 가사에는 그들만의 꿈과 고민, 우정과 사랑이 담겨 있다. 최하민은 서정적인 가사로 경인 동부 지역 예선 1위를 거머쥐었다.
날 것의 멘트와 행동도 ‘고등래퍼’에서만 볼 수 있다. “집에만 있기 뭐해서”(김하온, 경인 동부), “양민학살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윤병호, 경인 동부) 등 지원동기부터 참가자들의 뚜렷한 개성이 드러난다. 좋아하는 여학생의 이상형이라며 심사위원 서출구에서 랩 배틀을 신청하는 장면에선 헛웃음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무대에선 한 없이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의 줄임말)한 모습엔 순수함이 묻어 있다.
이는 1998~1999년 방송했던 SBS 예능프로그램 ‘기쁜 우리 토요일-영파워! 가슴을 열어라!’를 연상시킨다. 학생들이 학교 옥상에 올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외치는 프로그램이었다. 교사에게 직접 요구사항을 말하거나, 이성 친구에게 고백을 하기도 했다. 당시 유사한 프로그램이 생겨났지만, 이후 사라졌다. 또래 아이돌 멤버를 내세운 예능은 많지만, 정작 청소년이 직접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KBS1 ‘도전 골든벨’ 정도였다. 청소년 참가자들은 ‘고등래퍼’에서 랩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고등래퍼’를 기획한 고익조 CP는 “청소년들의 생각, 생활을 랩을 통해 보여주는 학원물로 최초 기획됐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봤는데, 성인 래퍼들 못지않게 진지하더라. 이 친구들이 본인들의 꿈을 이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등래퍼’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