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쿠바산 강타자 야시엘 푸이그(22·LA다저스)는 어떤 의미에서 류현진(26·LA다저스)과 동병상련(?)이다.
한때 류현진과 묶여 비난의 대상이 되곤 했다. 다저스가 검증도 되지 않은 외국 선수에게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것이다.
전례나 판례를 신뢰하는 미국사회다. 검증 안 된 두 선수에게 1억달러(류현진 포스팅금액 포함 6년 6170만달러, 푸이그 7년 4200만달러) 이상을 썼다는 건 모험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들 둘은 오롯이 실력으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류현진은 등판을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한다. 올 시범경기 22일(한국시간) 현재 ‘5경기(4선발) 1승2패 평균자책점(ERA) 4.41 16.1이닝 6볼넷/18탈삼진’ 등으로 기대감을 부풀린다.
마운드에 류현진이 있다면 타석에는 푸이그가 독보적이다. ‘22경기 48타수25안타 타율 0.521 3홈런 11타점 4도루’ 등을 폭발시키고 있다. 단 하나 기록적인 약점은 볼넷이 하나도 없다는 것(삼진10개)이다.
이점만 빼면 마치 지난해의 마이크 트라웃(21·LA에인절스)이 연상된다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푸이그는 못하는 게 없고 다른 쿠바 야수들과는 다르게 뛰어난 신체조건(191cm/111kg)을 자랑한다.
타석에서의 움직임은 앨버트 푸홀스를 닮았다. 스트라이드를 한 앞쪽 발을 거의 들어 올리지 않고 배트를 휘두르는데 그 파워가 대단하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푸홀스처럼 다리를 들어서 힘을 모으는 동작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공을 최대한 오래 보고 받쳐놓고 때릴 수 있다. 유독 빠른 공에 강한 쿠바 선수들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덩치에 비해 발도 빠른 ‘전천후’형이다.
물론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천지차이다. 그래도 잡아 당겨 펜스를 넘기고 밀어서 장타를 터뜨리는 그를 보고 있으면 어떤 스카우트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다저스 외야진이 ‘매트 켐프(중견수)-안드레 이티어(우익수)-칼 크로포드(좌익수)’로 사실상 굳어져있지만 않다면 당장 올 시즌에 주전 자리를 꿰차고 트라웃과 같은 ‘제2의 괴물신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증명 받고 있다.
다저스 구단은 푸이그가 뛰어난 툴(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건 맞지만 아무리 잘해도 아직은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더 쌓아야 될 것 같다는 입장을 꾸준히 피력해왔다.
그 태도가 180도 바뀐 건 최근이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고 아직 더 검증해봐야 된다던 입장에서 이제는 꼭 그럴 필요가 있겠냐는 쪽으로 돌아섰다. 매팅리는 “누가 이렇게 잘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면서 “이런 재능을 가진 선수가 또 있는가. 보 잭슨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감탄했다.
한 스카우트는 “저 덩치에 미식축구 라인배커처럼 뛰는 푸이그의 팬이 됐다”고 했고 다른 스카우트는 “필드 전체로 타구를 날리는 게 참 인상적이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990년생 쿠바특급이 오롯이 실력 하나로 구단의 방침마저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렸다. 다저스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될 판이지만 그를 보고 있으면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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