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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천만]①흥행비결은 `CG 품은 스토리`

박미애 기자I 2018.01.04 06:00:00
1000만 관객 돌파 앞둔 ‘신과함께-죄와 벌’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덱스터스튜디오, 이하 ‘신과함께’)이 오늘(4일) 천만영화에 등극한다. 개봉 16일만으로 한국영화로는 16번째, 국내외 영화 포함 20번째다. ‘신과함께’의 흥행비결로 ‘VFX(시각적인 특수효과) 한류’를 이끈 덱스터스튜디오(이하 덱스터)의 기술력, 하정우·차태현·이정재·주지훈 등 스타 캐스팅, 감동적·보편적 스토리 등이 꼽힌다. ‘신과함께’는 국내 4대 영화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이하 롯데)의 첫 천만영화기도 하다. 롯데는 2004년 ‘나두야 간다’(감독 정연원)으로 투자배급업에 뛰어든지 14년 만에 첫 천만영화를 얻게 됐다.

◇VFX 품은 스토리

‘신과함께’ 흥행의 일등공신은 스토리다. 그것을 가능케 한 건 김용화 감독이었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 전작들을 통해 감성을 울리는 연출력을 증명했던 그다. ‘신과함께’는 자홍(차태현 분)이 환생을 위해서 7개 지옥의 재판을 받는 내용을 그린다. 자홍이 어려운 미션을 클리어 하듯이 형벌의 위기를 극복할 때마다 감정은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 끝에 이른 드라마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신과함께’는 이야기가 쉬우면서 친근하다. 게다가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정이다. 모정을 소재로 한 영화를 나쁘게 볼 사람은 없을뿐더러 모정은 팍팍한 현실에서 개인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힘일 수 있다. 모정을 다루는 착한영화의 힘이 ‘신과함께’의 흥행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제작사가 김용화 감독에게 건넨 수십여 버전의 시놉시스 중 노모와 자홍·수홍(김동욱 분) 형제의 이야기가 그를 움직였다. 당초 원작의 팬으로서 방대한 서사의 압축, 원작의 훼손 등을 우려해 한 차례 고사를 했었다. 3,4년 만에 다시 내민 손을 잡은 김용화 감독은 제주도에 틀어박혀 1·2부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특히 1부의 클라이막스인 천륜지옥 에피소드에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냈다. 극중 자홍이 병든 모친을 위해 낮에는 소방관, 밤에는 대리운전 등 쉼없이 일하는 모습이 나온다. 김용화 감독이 간경화로 투병했던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해야만 했던 20대 시절의 이야기다.

‘신과함께’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빛내준 것은 VFX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이자 덱스터의 첫 작품인 ‘미스터 고’도 VFX 기술이 빼어났다. 기술적 호평과 별개로 흥행에선 참패했다. 손익분기점에 턱없이 부족한 132만명에 그쳤다. 스토리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스토리의 아쉬움은 화려한 VFX 기술로도 커버할 수 없었다. ‘신과함께’는 VFX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성공할 수 있었다. VFX를 품은 스토리의 승리였다.

◇김용화 감독의 또 다른 도약 ‘할리우드 진출’

김용화 감독은 올해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신과함께’ 2부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과 할리우드 진출이다. ‘신과함께’ 2부는 올 여름에 선보인다. ‘신과함께’ 2부는 가족이 아닌 사회로 눈을 돌려 철거민과 성주신의 이야기로 다른 차원의 감성을 보인다. ‘부산행’ ‘범죄도시’로 한창 주가 상승 중인 마동석이 성주신을 맡아 삼차사와 함께 이야기를 끌어간다. ‘신과함께’는 1·2부 촬영을 동시에 진행했다. ‘신과함께’ 2부는 후반 작업만을 남겨놨다. 김용화 감독은 이 작업을 완성하는 대로 LA로 향한다.

‘신과함께’ 2부의 성공과 더불어 중요한 목표가 할리우드다. 김용화 감독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슈퍼히어로 무비 ‘프로디걸’을 연출한다. ‘미스터 고’는 실패했지만 그로 인해 덱스터는 중국과 손잡을 수 있었다. ‘적인걸’ ‘지취위호신’ ‘몽키킹’ 등의 작품을 통해서 VFX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할리우드가 덱스터의 작업을 관심있게 지켜보다 그에게 러브콜 보냈고, 성사됐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을 보면서 세계를 무대로 한 감독을 꿈꿔온 ‘할리우드 키즈’가 마침내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선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나 제임스 카메룬 감독처럼 시각적 쾌감을 주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게 김용화 감독의 바람이다. ‘국가대표’의 성공 이후 안주가 아닌 도전에 남은 인생을 쓰기로 정한 그다. 김용화 감독은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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