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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벌써 시한부→억대빚, 제2의 ‘비밀’될까

김윤지 기자I 2018.07.26 07:42:29
사진=‘시간’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시간’이 웰메이드 멜로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25일 첫 방송한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극본 최호철, 연출 장준호)은 첫 방송부터 몰아치는 전개로 몰입을 끌어올렸다. 의문의 죽음을 시작으로 시한부, 억대 빚, 재벌가의 암투, 정신병원 등 각종 소재가 촘촘하게 얽히며 빠르게 흘러갔다.

인물들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다. 재벌 일원이지만 서자인 천수호(김정현 분)는 하루 아침에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살인사건에 휘말려 유력한 용의자가 됐다. 소녀 가장이자 셰프 지망생 설지현(서현 분)은 모친이 남긴 억대 빚과 동생의 죽음을 마주해야했다. 설지현의 연인인 신민석(김준한 분)은 갑갑한 현실에 회의를 느끼던 중 살인사건 현장의 발견했다. 천수호의 정략 결혼 상대인 은채아(황승언 분)는 죽음과 연관된 증거를 현장에 남겼다.

배우들의 호연이 이를 뒷받침해줬다. 김정현과 서현은 극과 극을 오가는 상황에서 다양한 감정이 인물을 풍성하게 표현했다. 김준한과 황승언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설지현의 철없는 어머니(김희정 분), 갑자기 들이닥쳐 행패를 부리는 금태성(김정태 분) 등 주변 인물들은 긴장감을 부여했다.

‘시간’은 장준호 PD의 입봉작. 첫 작품이란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치밀한 연출도 돋보였다. 자극적인 설정을 깔끔하게 풀어내 세련된 스타일로 풀어냈다. 단 1회에서 수많은 ‘떡밥’을 던지면서, 각 인물의 관계를 뚜렷히 이야기했다. 천수호의 절박한 심리 표현이 백미였다. 길에서 쓰러진 천수호의 심리를 물에 빠진 남자로 표현하거나, 병원에서 나온 후 혼란스러움을 카메라 워킹으로 극대화시켰다. 의상부터 대비를 이룬 설지현 동생과 은채아의 수영장신도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시간’은 KBS2 ‘비밀’(2013)을 쓴 최호철 작가의 신작. 최 작가는 SBS ‘가면’(2015) 이후 3년 만에 신작을 선보였다. 악연으로 얽힌, 그로인해 극한의 상황에 놓인 두 남녀의 멜로 드라마라는 점은 ‘시간’과 ‘비밀’의 공통점이다. ‘시간’이 수작이란 찬사를 받았던 ‘비밀’의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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