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문 의상 왜 입었나…‘추적60분’ 양승태 집중조명

김윤지 기자I 2018.07.05 08:45:25
사진=‘추적60분’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여판사님이 세일러문 복장 같은 거 있잖아요. 머리에 가발을 쓰고 내레이터 모델처럼 하고 나오고….”

‘추적60분’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집중 조명했다.

4일 방송한 KBS2 시사교양프로그램 ‘추적60분’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사법농단 사태를 다뤘다. 사상 최악의 재판 뒷거래 스캔들로 불리는 사법부 사태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역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제도 추진을 위해 재판을 수단으로 청와대의 협력을 얻으려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3차 조사 결과, 대법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판결을 비롯해, 20개가 넘는 판결을 이른바 ‘국정 협력사례’로 취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은 ‘소통하는 법원’을 내세우며, 퇴임하는 날까지 ‘사법부의 독립’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 시절을 경험한 판사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윗사람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인물상을 수시로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튀는 판결’을 한 판사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거나, 이른바 ‘승포판(승진을 포기한 판사)’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3천 명에 달하는 판사들의 인사권은 양 전 대법원장이 쥐고 있었다.

일각에선 사이비종교와 같은 분위기였다고 표현했다. 현직판사 A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한마음체육대회라는 행사를 했다. 전국 판사와 법원 직원 중 대표를 뽑아 한 자리에 모았다. 관중석을 채운 후 양 대법원장이 등장해 한 바퀴를 돈다. 그가 돌 때 해당되는 판사와 직원들이 일어나 카드섹션도 하고 비둘기를 날리기도 하고 그 지역 특산물을 가져와 먹이기도 한다. 노래도 부르고 개사해서 용비어천가도 부른다”고 말했다.

법원 직원 A는 “남자 판사는 웨이터 복장을 하고 나온다. 대법원장이 오면 몸에 좋은 거라고 하면서 음료를 준다. 사랑을 담았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법원 직원 B는 “우린 더 당신을 추앙한다,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서 굉장히 낯 뜨거운 플래카드들이 많이 펼쳐졌다. 목말을 태우고 다니면서 양승태 연호하면서 일종의 사이비 종교집단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판결 그 후 인생이 뒤바뀐 사람들도 있었다. KTX 여승무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긴급조치 손해배상 소송, 쌍용차 정리해고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등 재판거래 의혹 문건 속에 거론된 사건들만 20여 개였다. 하나같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시민사회가 ‘최악의 걸림돌 판결’로 꼽았던 판결들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사실이 결단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황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사건의 경우,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은 알려진 것만 총 13개. 현직 판사들은 문건들의 내용은 물론, 이런 문건들을 법원행정처가 작성했다는 점에서 ‘재판 거래’를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은 곧 대법원장의 의중으로 통한다는 의미였다.

‘추적60분’ 측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지금 기회일지도 모른다. 정치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사법부로 다시 태어날 기회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랜 진통 끝에 이제 개혁의 출발선에 선 사법부의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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