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구는 2015시즌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유일한 신인 야수다. 영남대 출신 외야수로 지난 해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빠른 발과 수비 범위가 넓다는 평가.
새얼굴 발굴을 캠프 우선순위 목표로 두었던 류 감독은 구자욱과 함께 최민구의 가능성도 평가해보고 있다. 특히 그가 팀 내 희소성 있는 외야 우타자라는 점에서 류 감독의 시선이 더 모아졌다. 1차 괌 스프링캠프를 마친 후 류 감독은 “최민구가 열심히 하더라. 오른손 타자 백업요원으로 지켜볼만한 선수인 것 같다”고 했다.
실전 위주로 치러지는 2차 오키나와 캠프. 13일 한신전은 최민구가 푸른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에 나섰던 날이었다.
5-2로 앞선 9회 2사 1,2루서 6번 타순에 지명타자 문선엽과 교체돼 첫 출전의 기회를 얻었다. 상대가 일본 명문 한신인데다 팬들도 많았던 게임. 여기에 류중일 감독을 포함, 코칭스태프와 쟁쟁한 선배들까지 모두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벤치에선 그런 최민구가 행여라도 긴장할까 최민구의 이름을 연호하며 힘을 불어넣어줬다. 결과는 아쉬웠다. 힘도 써보지 못한 채 4구만에 헛스윙 삼진.
하지만 의미는 있었다. 최민구는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긴장했을 법도 하지만 최민구는 담담했다. 그는 “떨리는 건 없었다. 벤치에 오래 앉아있어서 어색한 건 있었는데 의외로 담담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준비한 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울 뿐이었다. 그는 “뭔가 마음가짐이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게임 막판으로 갈 수록 몸도 무거워지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다”며 오히려 첫 경기를 통해 큰 교훈을 얻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어 “한 타석 결과에 연연하진 않는다.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게 아닌 만큼 벤치에 앉아서 연구도 하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경험해 볼 생각이다. 물론 열심히 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나 더. 최민구를 지켜보던 류중일 삼성 감독도 첫 데뷔전 기억을 떠올렸다. 1987년이었다.
류 감독은 “OB와 시범경기 첫 경기서 내가 유격수로 나갔는데 상대 투수는 김진욱 전 감독이었다. 그때 안타도 치고 첫 타구 수비도 잘 하면서 잘 풀렸던 것 같다. 아직도 그때가 생생히 기억난다. 그때 만약 내가 실수라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프로에게 첫 경기는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며 웃었다.
주목받고 있는 ‘아기사자’ 최민구의 첫 단추가 꿰어졌다. 과연 신인 첫 해 그의 행보는 어떠한 결말을 맺을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