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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유망주] 임지섭, 이름과 왼손 빼고 다 바꿨다

정철우 기자I 2015.01.04 11:39:50
임지섭.(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임지섭(20·LG)은 LG서 가장 손꼽히는 유망주 투수다. ‘유망주’라는 말 속엔 ‘부담’이라는 단어는 빠져 있기 마련이다. 내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오늘의 작은 실패는 참고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지섭은 다른 유망주와는 다르다. 2015시즌을 짊어지고 가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LG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 명의 선발 투수 요원(우규민 류제국)이 수술을 받았다. 복귀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재활 기간이다. 두 명의 10승 가능 투수를 빼고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임지섭에겐 그 한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져 있다.

갑자기 결정된 일은 아니다. 양상문 LG 감독은 일찌감치 ‘임지섭 만들기’에 나섰다. 현역으로서 좀 더 의지를 갖고 있던 류택현 플레잉 코치에게 전담을 맡기면서 2014시즌 중반부터 공을 들였다.

류택현 코치는 먼저 임지섭을 퓨처스(2군) 경기서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맞으면서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일단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만든 뒤 경험을 쌓아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에서였다. 류 코치의 의견에 동의한 양 감독은 이후 경기 출장 없이 훈련만 하도록 배려했다.

감독의 지원을 받은 류 코치는 그 때부터 임지섭의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했다. ‘임지섭’이라는 이름 빼곤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많은 것이 달라졌다.

임지섭은 공이 빠르지만 제구가 되지 않는 투수였다. 수 없이 많은 유망주 투수들이 그 껍질을 깨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임지섭에겐 매우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변화에 그만큼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입지섬은 힘을 빼는 훈련을 먼저 했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이 장점인 투수지만 속도 자체에 신경을 쓰다보니 공 던지는 몸이 전체적으로 쓸데 없는 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찍 주저 앉던 오른 무릎(축족)을 최대한 세우고 팔의 뒷 스윙도 줄였다. ‘빠르게 던지기’ 보다 ‘공에 회전을 많이 주는 것’에 비중을 뒀다.

류 코치는 “그네 밀듯이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부터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밀고 나가다 마지막 순간에 힘을 집중해야 멀리 밀 수 있다. 같은 이치로 공을 던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매우 순조롭게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던지면 우타자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 빠져나가던 공 들이 스트라이크 존 가까이로 몰려들어오고 있다. 이 제구만 잡히면 마치 포크볼 처럼 떨어지는 그의 슬라이더는 천하무적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류 코치는 장담했다.

새해, 만 스무살이 되는 임지섭은 “야구할 땐 늘 운이 좋았다. 선발 기회가 왔다는 것이 부담스럽기 보다는 반갑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내 몫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임지섭은...

제주고 출신으로 2014년 LG에 입단, 첫 경기서 승리투수가 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5시즌 선발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고등학교 때 3학년이 되며 갑자기 스피드가 빨라져 스카우트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 그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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