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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변희봉·노영국 오늘(20일) 발인…추모 속 한날 한시 영면

김보영 기자I 2023.09.20 09:11:49

한날 영면에 든 두 연기 대부…추모·조문 물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빛낸 두 연기 대부, 배우 변희봉(본명 변인철)과 노영국(본명 노길영)이 20일 한날 한시에 후배들과 대중의 추모 속에서 영면에 든다.

고(故) 변희봉의 발인은 20일인 오늘 낮 12시 30분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서울추모공원을 거쳐 흑석동 달마사 봉안당에서 영원히 잠든다. 고 노영국의 발인 역시 이날 낮 12시 30분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서 진행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변희봉은 18일 오전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2017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암이 재발해 다시 투병을 이어오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에 출생한 고인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1966년 MBC 2기 공채 성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방송 연기자로 영역을 넓힌 그는 1981년 MBC ‘제1공화국’을 시작으로 ‘전원일기’,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 ‘허준’, ‘찬란한 여명’, ‘하얀 거탑’, ‘왕과 비’, 영화 ‘국화꽃 향기’, ‘시실리 2km’, ‘더 게임’, ‘초능력자’ 등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활발히 오갔다.

우리나라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도 깊다. 고인은 봉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영화 역사에 대전환을 가져다 준 봉 감독의 화제작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 출연하며 연기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당시 ‘괴물’로 2006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과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남우조연상, 디렉터스컷 어워즈 올해의 남자배우상 등을 석권했다.

또 봉 감독의 두 번째 영어 영화이자 여섯 번째 장편 영화인 ‘옥자’를 통해 연기 인생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해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변희봉은 당시 “배우 생활을 오래했지만 칸에 온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고 꿈을 갖지도 않았다”며 “꼭 벼락맞은 사람같다. 70도로 기운 고목에 꽃이 핀 듯한 기분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변희봉의 빈소로 가장 먼저 달려가 자리를 지켰다. 송강호는 고인과 ‘살인의 추억’, ‘괴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송강호는 ‘거미집’ 개봉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고인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명연기를 보여준 선배”라며 “5년 전 부친상을 겪었을 때 선배님이 와주셨다. 이후 간간이 봉준호 감독님을 통해 선배님의 소식을 듣곤 했는데 안타깝다”고 마음 깊이 애도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故 변희봉의 빈소가 차려졌다. (사진=최희재 기자)
고인의 마지막 영화는 2019년 개봉 영화 ‘양자물리학’과 그 해 함께 방송된 OCN 드라마 ‘트랩’이다. 2020년에는 문화 각계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두심, 윤향기와 함께 은관문화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같은 날 KBS2 새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이하 ‘효심이네’)에 출연 중이던 배우 노영국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노영국은 이날 새벽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특히 그는 ‘효심이네’에서 극 중 장숙향(이휘향 분)의 남편이자 태산그룹 회장 강진범 역으로 출연 중이었던 상황이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드라마가 단 2회만 방송한 상황인 만큼 제작진도 그의 부고에 큰 충격을 받아 슬픔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방송에 대해 ‘효심이네’ 측은 이데일리에 “재촬영을 비롯한 향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또 공식입장을 통해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슬픔에 빠진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동료 선후배들이 참석해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알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동료 배우 하준과 이광기는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들은 “하늘나라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기를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립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않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태종 이방원’도 즐겁게 촬영했고, 이번 주말드라마 함께 해서 좋다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하늘의 주님 안에서 못다 한 회장님 영원히 하시길 바란다. 형님의 웃는 미소가 오늘 더 그립다”고 슬퍼했다.

고인의 전 부인인 배우 서갑숙은 이날 이데일리에 “아이들이 있으니 아이들과 관련해 문제 있을 때 의논하고 그렇게 지냈는데”라며 황망하고 안타까워했다.

1948년생인 노영국은 서울예대 연극학과 출신이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꼽힌 뒤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출연작으로는 ‘여명의 눈동자’, ‘제4공화국’, ‘장희빈’, ‘제국의 아침’, ‘대왕 세종’, ‘태종 이방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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