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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정규 9집, 우리에겐 코로나 치료제였죠" [인터뷰]

김현식 기자I 2021.09.02 08:00:00

2년 만에 정규앨범으로 컴백
"음악 작업 덕에 슬럼프 위기 극복"
더블 타이틀곡 '유희' '위로'
"모두가 힘든 시기, 즐거움 드리고파"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저희에겐 음악 작업이 코로나19 치료제였어요.” 정규 9집으로 돌아온 밴드 넬(보컬 김종완, 기타 이재경, 베이스 이정훈, 드럼 정재원) 멤버들은 컴백 전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인해 공연 활동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상황 속 새 앨범 작업이 슬럼프에 빠질 뻔한 위기의 늪에서 자신들을 꺼내준 치료제와 같았다는 것이다.

“‘코로나 블루’를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을 때 음반작업이 그 역할을 해줬어요. 태국에 스튜디오를 잡고 작업했던 전작 때와는 달리 이번엔 사무실 스튜디오에서만 시간을 보냈고, 언제 또 이런 날이 오겠나 하는 포장 아닌 포장을 하면서 집중력 있게 작업을 이어가려고 노력했어요.”(이정훈), “하루에 12시간씩 앨범 작업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김종완)

‘스테이’(Stay), ‘기억을 걷는 시간’ 등의 곡으로 사랑받은 넬이 새 정규앨범을 내놓는 건 2019년 10월 8집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을 발매한 이후 2년여 만이다. “2년 만의 새 앨범 발매라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돼요.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니 많이 들어주셨으면 합니다.”(이정훈), “저와 멤버들은 이미 앨범 작업을 하면서 많은 걸 얻었어요. 작업 자체가 코로나19 치료제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으니까요. 9집이 들으시는 분들께도 작은 위안이나 잠깐의 탈출구가 되는 앨범이 될 수 있었으면 해요.”(김종완)

넬은 2일 발매하는 새 앨범에 총 10곡을 담았다. 싱글로 먼저 선보인 ‘크래시’(Crash), ‘돈트 허리 업’(Don’t hurry up), ‘듀엣’(Duet)과 신곡 ‘파랑 주의보’, ‘돈트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 ‘유희’, ‘위로’(危路), ‘말해줘요’, ‘정야’, ‘소버’(Sober) 등이다.

김종완은 “시간의 흐름대로 나열한 앨범이라 기승전결이 중요했다. 스토리 혹은 감정 흐름이 이어져야 했기에 트랙 배치와 가사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전 혹은 다음 곡과 겹치거나 이질감이 느껴진다 싶은 표현들을 자체적으로 걸러내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쳤다”면서 “시나리오나 대본을 쓰듯이 작업해서 대화체 가사가 많다.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설명을 보탰다.

“설정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건 ‘관계의 시작’이었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는 데 있어 적절한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고요. 좋지 못한 타이밍에 사랑을 시작하게 됐을 때 어쩌면 과정이나 결말이 불안할 수도 있겠다, 그런 결말이 단순히 타이밍 때문이라면 씁쓸하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가사를 썼습니다. 사운드적으로는 디테일한 측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도록 신경썼고요.”(김종완)

타이틀곡은 ‘유희’와 ‘위로’ 두 곡이다. 멤버들의 설명에 따르면 ‘유희’는 넬이 그동안 계속해서 추구하고 발전시켜온 사운드를 접할 수 있는 곡이다. 김종완은 “공연장에서 팬들과 같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업했다”고 돌아봤다. ‘위로’는 프로그래밍된 사운드를 배제하고 밴드, 어쿠스틱, 현악기 사운드를 조합해 완성한 곡이다. 김종완은 “현 시점에서 넬이 추구하는 사운드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는 곡”이라면서 “이런 사운드에도 열을 다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넬이 펼친 마지막 오프라인 공연은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넬스 시즌 2020 렛 더 호프 샤인 인’(NELL’S SEASON 2020 LET THE HOPE SHINE IN)이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 끝 공연을 열고 관객과 만났다. 김종완은 “함성을 못 지르는 공연이 처음이라 굉장히 새로웠던 기억이 난다”며 “함성이 없었지만 박수에서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무대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여실히 느꼈다”고 돌아봤다.

넬은 오는 9~10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1년여 만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재경은 “작년 10월 공연 때 ‘내년에는 점프도 하고 함성도 지르면서 공연을 즐기자’고 말했는데 여전히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이번에도 지난 번 때처럼 안전하게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 이후 온라인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다채로운 라이브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종완은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팬분들이 반갑게 여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새 앨범을 1번부터 10번까지 순서대로 쭉 들었을 때 재미와 즐거움이 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 많은 분께 새 앨범으로 재미와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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