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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전인지~"..하이트진로, 골프마케팅 홍보 효과 '대박'

김인오 기자I 2015.11.20 06:01:00

기업 골프마케팅 시즌 성적표
넵스, 박성현-고진영 6승에 웃고
한화, 최다 규모 골프단에도 '무승'

전인지(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5시즌이 막을 내렸다. KLPGA 투어에 골프마케팅을 펼친 기업들도 ‘1년 농사’에 대한 수지 분석을 통해 내년 계획을 잡아야 할 바쁜 시기가 왔다.

골프는 1등만이 기억되는 독한 스포츠다. 우승한 선수를 승리자(위너·Winner)라고 부를 정도다. 각 기업의 1년 성적표를 우승 선수 배출 기준으로 분석해봤다. 국내 남자골프는 침체된 스폰서 시장으로 아쉽지만 평가 자체가 어려웠다.

◇하이트진로·넵스 ‘대박’

하이트진로가 유일하게 후원하는 전인지(21)는 올해 국내 미디어에 가장 많이 노출된 선수다. 5승을 거두며 상금 10억원에 육박했고, 4개 타이틀(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을 독식했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미국행도 확정했다. 지난해 KLPGA 투어를 휩쓴 김효주(20·롯데)와 똑 닮은 활약이다.

주니어시절부터 전인지를 낙점하고 후원해준 하이트진로는 연봉에 성적 인센티브까지 10억원 이상을 지출했지만 수백억원의 홍보 효과를 누렸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미디어의 노출 빈도를 환산하면 1000억원 가치를 얻었으리라고 입을 모았다.

가구회사 넵스는 매년 열던 여자대회를 접고 올해부터 남자대회에 투자했다. 하지만 대회를 통한 골프 마케팅에는 재미를 못 봤다. 그러나 소속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주면서 걱정을 날릴 수 있었다.

넵스는 박성현(21)과 고진영(20)을 후원한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두 선수는 ‘2년차 징크스’를 날려버리듯 우승 축포를 펑펑 쐈다. 두 선수는 사이 좋게 3승씩을 올리며 우승컵은 6개를 수집했다. 특히 박성현은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KLPGA 투어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전인지가 떠난 KLPGA 투어를 박성현이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을 다는 이는 별로 없다.

◇한화·볼빅 ‘실패한 인해전술’

올 시즌 가장 많은 선수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기업은 한화다. ‘미녀골퍼’ 윤채영(28)을 중심으로 2부 투어를 포함하면 국내 무대에서 뛰는 선수만 10명이다. 골프단 형태로 운영하는 한화는 2개월간 미국에서 진행되는 전지훈련 비용을 지원하고 전용 휘트니스 차량도 운행하고 있다. 연봉 외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1년 성적표는 아쉬움 그 자체다. 29개 대회를 두들겼지만 우승 숫자는 제로(0)다. 한화 관계자는 “그동안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골프마케팅을 진행했었다. 내년에는 스타급 선수 영입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고 마케팅 전략 변화를 예고했다.

볼빅은 8명의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대부분 유망주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올해 국내 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운정(25)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금융·건설업계 ‘냉탕과 온탕’

박인비(27)를 빼고 나면 내세울 카드가 없었던 KB금융그룹은 2년차 오지현(19)이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하면서 KLPGA 투어 우승 역사를 만들었다. 게다가 수십억원을 투자한 KB금융 챔피언십이 ‘구름 갤러리’로 흥행 성공을 이어가면서 1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정민(23), 김혜윤(26) 등 5명의 선수로 구성된 비씨카드는 이정민이 3승, 장하나(23)가 1승, 김혜윤이 1승을 달성하며 5승을 완성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양쪽 투어카드를 모두 유지한 정재은(26)의 투혼도 눈에 띄었다.

NH투자증권은 ‘삼고초려’ 끝에 대형신인 박결(19)을 영입했다. 매 대회 인상적인 활약으로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데는 실패해 2% 모자란 채로 시즌을 마감했다.

‘건설 삼총사’ 대방건설, 요진건설, 호반건설은 각각 6명, 4명, 3명의 1부 투어 선수를 지원했다. 요진건설은 ‘베테랑’ 김보경(29)이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1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

대방건설은 우승자는 배출하지 못했지만 서하경(22)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가 홀인원 경품인 BMW i8(약 2억원)을 받으면서 화제를 모았고, 소속 회사의 이름값도 높였다. 배희경(23)이 올해 일본 투어로 떠나면서 동력을 잃은 호반건설은 마케팅 호재거리 하나 없이 쓸쓸히 1년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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