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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엔터사, 직원복지는 천차만별

김영환 기자I 2013.01.23 09:40:05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1000. 문화체육관광부가 연예 관련 협회를 통해 추산하고 있는 연예기획사 숫자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 400개의 회원사가 있고,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외에 180개 회원사가 등록돼 있다. 이외에 군소 규모로 500여 개의 연예기획사가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복지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연예기획사의 특성상 일반회사와는 다른 개념의 복지가 도입된다. 출퇴근 개념이 매우 다르다. 소속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면 정시 퇴근은 불가능한 일이다. 로케이션 장소가 지방이라면 몇 달 정도 인근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일도 많다. ‘9 to 6’, 주5일제 등은 먼 이야기다.

또 다른 기업에 비해 연령대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이르면 30대 중반에도 한 기획사의 대표가 된다. 자녀 학자금 지원 같은 복지 혜택은 우선 순위가 아닌 셈이다.

이런 이유로 연예기획사의 복지는 일반 회사와 벌어진 간극을 다른 부분에서 메우는 데 집중돼 있다. 물론 이제 갓 걸음마를 떼고 있는 업계 특성상 다른 업계와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업계 최고 자리를 다투는 연예기획사들이 한 발이라도 앞서서 직원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3월에 1년의 성과를 정리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새해 초 이직을 다짐하다가도 성과급을 생각해 3월까지는 버티자는 우스갯소리도 나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영어나 일본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제대로 유지되지는 못한다. 격무로 인해 신청자가 줄어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노동 시간이 많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사택 제공이라는 당근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린다. 소속 연예인 뿐 아니라 매니저들도 원한다면 사택을 이용해 한결 수월하게 연예인들과 협업을 할 수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6년을 근속한 장기근무자에게 2달 유급 휴가라는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걸었다.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자기계발비도 일부 지원한다.

사택을 제공하는 회사는 YG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다. 많은 연예기획사가 직원들의 주거를 보장한다. 김선아, 이동욱, 성유리 등이 속해있는 킹콩 엔터테인먼트도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여직원을 위한 숙소를 마련해 복지혜택을 늘렸다.

손예진, 이민정, 문채원 등이 속한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는 칼퇴근을 권장하는 문화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인다. 회사가 정해놓은 퇴근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는 사무실이 조용해진다. 담당 배우가 작품에 출연 중이거나 하는 특수한 경우를 빼놓고는 휴식이 보장돼 있다. 여느 연예기획사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반면 복지는 여전히 다른 나라 이야기인 연예기획사도 많다. 새로 생겨난 연예기획사나 신인급 연예인이 많은 연예기획사는 복지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둔다. 스타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기획사 대표가 직원들 처우에 무던하면 자연히 복지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강다슬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연예 업계로 점차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연예기획사도 일정 정도 수준의 복지를 보장해 안정적인 근무요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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