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이종범의 충고, "술,담배 해도 좋다. 대신..."

정철우 기자I 2012.05.28 12:10:20
▲ KIA 선수들이 은퇴식 후 이종범을 헹가레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42)은 이제 은퇴선수가 됐다. 지난 26일 은퇴식에서 그는 자신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타이거즈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했다.

그러나 그날의 여운은 아직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그의 은퇴식은 후배들과 아들이 함께한 자리였다. 후배들은 '이종범과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아들은 시타자로 참가했다. 바람은 이제 멈추지만 그 열정만은 이어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행사였다.

그렇다면 이종범은 후배, 그리고 아들이 자신의 무엇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을까. 그는 짧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도 된다. 대신 결과에 책임져라."

실제 이종범은 은퇴식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담배를 챙겨 나가는 후배를 목격했다. 그는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00아, 담배 피면서도 도루왕 할 수 있지?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정후(아들)한테도 내가 그랬어 술, 담배 다 해도 되는데 대신 아빠처럼 도루80개 해야 한다고."

그 어떤 호통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 준 말이었다.

이종범은 "후배들 보면 열심히 하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프로는 열심히 하는게 자랑이면 안된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결과에 자신이 있다면 뭐든 원하는대로 해도 좋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술,담배를 멀리했던 선수가 아니다. 무용담 처럼 그에 연관된 숱한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야구를 대할 땐 달랐다. 무섭게 집중하고 뜨겁게 열정을 불태웠다. 그리고 선수 시절 막판, 자신의 힘이 떨어지고 있음을 인정한 뒤에는 단호하게 술을 줄이고 담배도 끊었다. 옛 영광에만 묻혀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았다면 후배들과 경쟁에서 금세 밀려버렸을 터. 그랬다면 이종범의 은퇴식은 한참 전에 치러졌을 것이다.  

이종범은 "난 어떻게 하면 팬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할 수 있을 때 열정을 불태워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무조건 안되는 것만 먼저 말하면 안된다. 하고 싶은 걸 하는 자율은 주지만 결과에는 분명히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선수들도 그런 의식을 꼭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