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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만의 웸블리 아니었다...아미도 주인공이었던 3시간

고규대 기자I 2019.06.02 06:16:11

6만 관객 동원…스타디움 투어 유럽 첫 무대
"마침내 꿈을 이뤘다" 팬들도 함께한 웸블리

“마침내 웸블리에 왔다.” 방탄소년단이 1일(현지시간) 영국 웸블리스타디움애서 6만여 팬들 앞에서 유럽 투어의 첫 문을 열었다, K팝 그룹이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하기는 처음이다.(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웸블리(영국)=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우리가 마침내 웸블리 스타디움에 왔다.”(지민)

그룹 방탄소년단이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방탄소년단은 1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스타디움 투어 ‘Love Yourself : Speak Yourself’의 유럽 첫 무대를 열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꿈에 그리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선 감격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6만여 명과 나눴다. 방탄소년단은 첫 퍼포먼스가 끝난 후 “함께 날아갈 준비됐느냐”며 아미와 함께할 3시간을 예고했다.

방탄소년단은 고대 그리스 신전의 기둥을 연상시키는 무대와 함께 ‘Dionysus’로 포문을 열었다. 시작과 함께 하늘로 솟아오르는 범의 형상을 한 10여 미터 크기의 기구를 등장시켜 분위기를 띄웠다. 방탄소년단은 첫 퍼포먼스 이후 관객에게 첫 인사를 하면서 저마다 웸블리에 선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이어 ‘Not Today’ ‘IDOL’ ‘Fake Love’ 등 히트곡을 열창했다.

방탄소년단은 칼군무를 자랑하는 그룹답게 팀 퍼포먼스에서는 일사불란한 호흡을 선보였고, 각 개인 무대에서 자신만의 색을 드러냈다. 개인 무대에서 제이홉은 ‘Trivia 起 : Just Dance’를 통해 흥겨운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한껏 달궜고, 정국은 ’Euphoria‘에서 감미로운 가성으로 아미의 심장을 두드렸다.

방탄소년단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 이어 ‘쩔어’ ‘뱁새’ ‘불타오르네’ 등 히트곡과 함께 ‘IDOL’로 절정의 판타지로 치달았다. 열기는 ‘Fake Love’ ‘전하지 못한 진심’ ‘MIC Drop’ 등 숱한 레퍼토리로 이어지면서 좀처럼 식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이외에도 ‘Anpanman’ ‘So What’ ‘소우주’ 등 20여 곡을 선보였다.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선보였던 퍼포먼스를 한 데 모은 무대였다. 밑에서 위를 바라보는 카메라 화면에 눈을 찡긋거리는 표정, 정면 대신 45도 사선으로 보여주는 몸짓 등 방탄소년단의 무대에 자주 보던 카메라 워킹도 한껏 돋보였다. RM이 ‘Trivia 承: Love’을 부를 때 하트 모양의 이미지를 AR로 대형 전광판에 띄우는 등 무대 효과도 돋보였다. 무대 위 멤버 전체의 퍼포먼스와 카메라로 잡아 화면에 비친 각 멤버의 개성이 어우러질 때는 한 편의 연극처럼 꾸며졌다. 정국이 ‘Euphoria’를 선보일 때 와이어를 타고 1층 위를 날거나 지민이 ‘Serendipity’를 부를 때 카메라가 공중에서 촬영하는 등 각 개인 무대에 각각의 이벤트를 줘 공연 전반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아미. 이날 아미도 웸블리 스타디움의 주인공이었다.(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은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가수 최초의 무대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K팝 그룹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날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은 7년차에 접어든 방탄소년단이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아미와 함께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였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거듭 아미와의 연대와 공유를 강조했다. 제이홉은 “기다리고 있던 웸블리 스타디움이고, 팬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미 역시 뜨거운 열정으로 화답했다. 아미는 ‘Make It Right’를 부를 때 ‘힘들 때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봐’라는 글이 적힌 종이를 들고 일명 ‘아미 타임’을 즐기기도 했다. 진은 “웸블리는 뮤지션의 상징적인 무대”라면서 “에오~”를 외쳤다. 웸블리는 전설적인 영국 그룹 퀸이 섰던 무대다. ‘에오~’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퀸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낼 때 하던 선창이었다. 지민은 이를 모티브 삼아 ‘아미’를 선창했다.

아미는 공연이 시작하자 함께 일어섰고, 함께 노래했고, 함께 환호했다. 아미가 멤버들의 리드에 화답하는 함성은 웸블리 스타디움의 원형 객석을 돌아 회오리쳤다. 발을 동시에 구를 때마다 웸블리 객석은 공명했다. 이날 3시간 가까운 공연 후에도 아미는 웸블리 스타디움 밖에서 여운을 나눴다. 아미도 함께 날아올라 그 감동의 여운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공연만이 아닌 아미와의 합동 무대였다. 라이브로 생중계돼 전세계 아미가 지켜봤다.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는 지난 5월 미국 LA 공연을 시작으로 시카고·상파울루·런던·파리·오사카 등 세계 8개 도시에서 3개월 간 16차례 공연을 이어간다. 방탄소년단은 웸블리에 이어 8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공연을 연다. 스타드 드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2003년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2007년 럭비 월드컵을 치른 곳으로 8만여 명을 수용한다. 이후 일본 스타디움을 순회하면서 대미를 장식한다.

방탄소년단이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기둥을 양 옆에 두고 첫 퍼포먼스를 시작할 때의 모습.(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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