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연 감독은 16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진행자 유재석, 조세호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성덕’은 범죄자가 되어버린 스타의 덕후였던 제가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팬들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다룬 블랙 코미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인 영화 제목 ‘성덕’에 대해 “‘계를 탔다’는 의미”라며 “스타와 직접 만나거나 스타가 나를 기억해주거나 하는 등이 경험을 하게 되면 ‘성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수 정준영의 팬이었던 오세연 감독은 “팬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려진 ‘네임드’였고, 그 스타(정준영)가 저를 가장 기억에 남는 팬으로 꼽기도 했다. 그래서 스스로 저를 ‘성덕’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을 이었다.
뒤이어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덕질의 방향이 영화 쪽으로 약간 바뀌면서 한예종 영화과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이어 “대학 진학 후에도 계속 (정준영을) 좋아했는데 그런 사건(정준영의 성범죄 논란)이 터지면서 더이상은 그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연 감독은 “실제 피해자분들이 있는 사건이라 영화로 만드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지만, 팬들도 돌아섰고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팬이었던 사람으로서 약간의 책임감을 드러내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실패한 팬’이자 ‘망한 팬’이라고 표현한 그는 촬영 당시를 돌아보며 “같은 일을 경험한 동료로서 나눌만한 이야기들을 했고, 저한테 물어봐줬으면 하는 것들을 많이 물어봤다”고 했다. 이어 그는 “‘죄 없는 죄책감’이라는 말을 했던 한 팬의 인터뷰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 친구와 이야기하며 ‘내가 했던 응원과 지지가 범죄의 동력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오세연 감독은 “여러 사건을 거친 뒤 영화를 완성한 뒤에는 오랫동안 누군가를 좋아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성공한 덕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덕’을 항상 ‘성공한 덕후’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성찰하는 덕후’ ‘성장한 덕후’라고도 여겨진다”고 언급해 유재석과 조세호의 감탄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