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파이'도 '탐정'도 다른 이름이 필요했을까?

박미애 기자I 2015.02.28 10:29:41

[제목으로 본 영화]'킹스맨'·'조선명탐정2'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과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최근 박스오피스 1·2위를 다투는, 다시 말해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인기 영화가 외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과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이다. ‘킹스맨’과 ‘조선명탐정2’는 모두 부제가 붙는다. 스파이가 비밀스러운 사건을 처리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또 다른 이름을 쓰듯이 말이다.

영화에 부제가 달리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시리즈 제작을 염두에 두거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작품의 내용을 명확히 하는 것.

조선 제일의 명탐정 이야기 ‘조선명탐정’은 2011년 ‘각시투구꽃의 비밀’에 이어 2편 째고 슈트 입은 스파이의 이야기 ‘킹스맨’은 B급 코드를 양념 친 강렬한 재미에 관객이 속편 제작을 강하게 바라고 있다.

시리즈 영화들이 단순히 1편 2편 3편…으로 소개된다면 아무래도 특별한 감흥을 일으키기 어려울 터. 잘 지은 부제는 제목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반지의 제왕’은 ‘반지원정대’(2001) ‘두 개의 탑’(2002) ‘왕의 귀환’(2003)으로 기억되며 부제가 제목보다 더 사랑을 받았다. ‘스타워즈’ 시리즈나 ‘해리포터’ 시리즈도 마찬가지.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2편인 ‘뉴문’(2009)부터 ‘이클립스’(2010) ‘브레이킹 던1’(2011) ‘브레이킹 던2’(2012)으로 부제가 제목보다 더 위상이 높아진 경우도 있었다.

영화가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힌트도 중요하다. 부제가 그런 역할을 한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마법사의 돌’(2001) ‘비밀의 방’(2002) ‘아즈카반의 죄수’(2004) ‘불의 잔’(2005) ‘불사조 기사단’(2007) ‘혼혈왕자’(2009) ‘죽음의 성물1’(2010) ‘죽음의 성물2’(2011) 부제가 내용을 암시하며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킹스맨’은 27일까지 289만명, ‘조선명탐정2’는 346만명을 넘어섰다. ‘킹스맨’은 특히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여서 흥행 성적도 관심이다. 외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 최다 기록을 보유한 영화가 ‘300’(292만명)인데 이를 곧 깰 전망이다. ‘킹스맨’의 흥행에, 에그시(태론 에거튼 분)의 또 다른 활약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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