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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신의 힘,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버팀목 '성장'

김은구 기자I 2015.01.16 07:00:00
블락비 지코, 곽진언, 이진아, 버스터리드(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인디신이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서울 홍대 인근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디신의 인력풀이 이제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했다. 인디 신(Indie Scene)은 독자적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과 아티스트를 뜻하는 용어다.

현재 인디신에서 음악을 ‘꿈’으로 삼아 실력을 갈고 닦는 팀은 500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메이저 음악 시장과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았던 인디신이 어느 새 음악을 넘어 대중문화의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디신 출신들의 활약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돋보인다. 인디신과 어울리지 않는 영역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예능으로 여겨졌기에 더욱 그렇다.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르로 입지를 공고히 한 오디션에서 인디신 출신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현재 방송 중인 SBS ‘K팝 스타4’에서 등장할 때마다 화제를 일으키는 도전자 이진아는 인디신 출신이다. 메이저 시장에서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2013년 1집 ‘보이지 않는 것’을 발매하고 데뷔를 했다.

지난해 11월 종방한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6’ 우승자 곽진언과 준우승자 김필 역시 인디신에서 실력을 쌓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슈퍼스타K6’ 심사위원이었던 가수 윤종신의 콘서트 ‘종신예술대상’에 게스트로 참여해 “지난해까지는 이 시기에 홍대에서 거리 공연을 했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곽진언과 김필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메이저 무대에 올라설 기회를 잡은 것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슈퍼스타K6’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것도 이들의 치열한 우승경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터다. ‘슈퍼스타K6’ 경연에 참여하기 전 인디밴드였던 버스트리드는 이후 정동하, 김바다가 소속된 에버모어뮤직과 계약했다.

음악을 소재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뿐이 아니다. MBC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한 실제 뮤지션 커플 조정치와 정인도 인디신 출신이다. 특히 정인은 ‘홍대 여신’으로 불린 인디신을 대표하는 여성 뮤지션이었다.

이제 긱스를 비롯해 인디신에서 활동하다 메이저 무대로 영역을 넓힌 가수들을 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K팝으로 한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아이돌 그룹에서도 인디신의 인력풀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블락비 지코다. 지코는 데뷔 전 인디신에서 활동을 했고 데뷔 후에도 블락비 활동이 없을 때는 인디신에서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감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지코는 MBC ‘쇼! 음악중심’ MC도 맡아 진행 실력도 뽐내고 있다.

이들이 각광을 받게 됐다는 것은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취향이 엔터테이너에서 아티스트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증거다. 아이돌 그룹도 과거에는 기획사의 의도대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멤버들이 직접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곡 작업에 참여, 자신들의 색깔을 드러내야 인정을 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아티스트들이 다방면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갈 때 대중의 환호도 높아지고 있다.

어반자카파 등 인디 뮤지션을 메이저 무대로 끌어올린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는 “대중문화 시장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초창기에 상업성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들의 성향이 깊이를 더하면서 콘텐츠도 성숙해진다”며 “인디신의 뮤지션은 자신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구축해온 만큼 향후 대중문화 시장에서 더욱 주목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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