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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음악 관둘까 고민도…심리치료로 마음 다잡아"[인터뷰]

김현식 기자I 2020.04.23 08: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일상, 사랑, 이별, 가족, 여성 등 굉장히 다양한 주제의 곡들을 앨범에 담아봤어요. 17년부터 19년까지의 감정과 생각을 풀어낸 작품이라 앨범 제목을 ‘1719’로 정했고요.”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가수 핫펠트(예은)가 자신만의 색깔을 오롯이 담아낸 정규앨범 ‘1719’를 23일 발매한다. 솔로 정규앨범 발매는 2007년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한 이후 13년 만이자 2014년 솔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핫펠트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겪었던 자전적 이야기를 녹여낸 곡들로 앨범을 채웠다.

‘1719’로 대변되는 시기에 핫펠트는 방황의 나날을 보냈다. 핫펠트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어둡고 지독했던 3년이었다”며 “한때 음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돌아봤다. “JYP엔터테인먼트와 원더걸스란 둥지를 떠나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선 게 2017년 초였어요. 마침 20대 끝자락에서 30대로 넘어가던 때라 방황을 많이 했죠.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열정은 안 생기고, 어떻게든 애를 써보려고 하다가 잘 안 되니까 눈물이 나기도 하고…. 마치 사춘기를 겪는 10대처럼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다행히 핫펠트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심리치료를 받으며 마음속 응어리들을 풀어낸 게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한창 음악 작업이 잘 안 풀릴 때 병원 원장님이 ‘음악 대신 글로 풀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했다”며 “그 조언대로 글을 쓰면서 내 안에 있던 복잡한 생각들을 꺼내놓고 나니까 문제들이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하는 계기였다.

비록 슬럼프로 음악 활동은 잠시 멈췄으나, 그 시기를 통해 소소한 행복의 가치에 대해서도 깨닫게 됐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낭비처럼 느껴져 답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복싱, 발레, 서핑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겨보고 가족, 친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아무 생각 없이 드러누워 해가 지는 걸 바라보기도 하면서 점차 그런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나온 핫펠트는 다시 앨범 작업에 나섰고, 더블 타이틀곡 ‘새틀라이트’(Satellite)와 ‘스윗 센세이션’(Sweet Sensation)을 포함해 총 14곡이 담긴 앨범을 완성해냈다. 핫펠트는 “원더걸스 때를 포함해 가장 오랜 시간 준비한 앨범이고, 그 과정에서 힘들었던 시간도 많아서인지 굉장히 설레고 벅차다”며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곡들을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걱정도 되지만 일단 앨범이 완성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핫펠트는 심리치료를 받았을 당시 적었던 글들을 엮어 150페이지 분량의 한정판 스토리북도 제작했다. 스토리북의 제목은 앨범과 같은 ‘1719’, 부제는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다. 여기에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외도로 상처받았던 순간에 대한 일화 등 선뜻 공개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예은은 고심 끝에 비밀로 감춰두고 있던 이야기를 팬들에게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제 글을 본 주변 분들이 ‘꼭 책으로도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응원을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어요. 그동안 ‘원더걸스 음악은 밝았는데 왜 핫펠트 음악은 어렵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스토리북을 통해 그에 대한 답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한 땀한 땀 공들여 완성한 앨범과 스토리북인 만큼, 많이 들어주시고,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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