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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향하는 엔터]‘미스터 션샤인’으로 본 韓콘텐츠의 미래

김윤지 기자I 2018.06.26 06:00:10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예상 수익 추정치와 최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추이.(그래픽=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미스터 션샤인’이 한국 드라마 제작 구조에 새 장을 열었다.

중국 시장에 의존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넷플릭스 등 새로운 플랫폼과 손잡고 세계 시장의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회당 제작비 15억 원을 넘어선 대작이다. 총 제작비는 400억원에 이른다. 중국 시장을 염두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회당 한 편의 영화의 제작비를 투자했다. 오는 7월 7일 케이블채널 tvN으로 첫 방송하기에 앞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미스터 션샤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계 시장을 공략한 기획,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버스터급 CG와 특수효과, 그리고 김은숙 작가를 필두로 이병헌·김태리 등 스타급 배우의 포진 등이 성공의 원동력이다. 또 중국 등 특정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자본으로 촬영을 시작해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으로 수출했다. 2016년 중국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특정 시장에 목메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했다면, ‘미스터 션샤인’은 이후 한류 드라마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스터 선샤인’은 중국 등 기존 로컬 시장 지향적 콘텐츠 대신 사랑·우정·민족 등 보편적 정서를 화려한 볼거리로 담아 글로벌 친화적 콘텐츠를 지향한다.

◇초호화 안방극장 블록버스터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비만 총 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190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미술 등 제작비가 많이 쓰였다. 구한말 격동의 근대사를 생생히 그려내기 위해 논산에 6000평 규모의 야외세트, 대전에 2000평 규모의 실내세트를 지었다. 신미양요, 미서전쟁 등 다수 전쟁신도 등장한다. 보조출연자만 1만 명에 달해 이들이 입는 의상 제작비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음악이 돋보였다.

일반적인 16부작 미니시리즈와 비교하면 제작기간도 2배 이상이다. 컴퓨터 그래픽(CG)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촬영을 시작해 중요신을 포함, 70% 가까이 촬영을 진행했다. 후반 작업 분량도 적지 않아 촬영 종료는 8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미양요 신은 영화 ‘명량’(2014)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이미 제작비 회수…중국은 별도

기대감을 반영하듯 일찌감치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와 방영권 계약을 맺었다. 판권 판매 수익을 따져보면 tvN(CJ E&M)과 220억 원, 넷플릭스와 300억 원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간접광고(PPL) 등을 더하면 방영 전 최소 14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 셈이다.

OST, 리메이크 판권 등 부가수입도 기대된다. 앞서 ‘도깨비’는 중국을 포함해 세계 시장에서 약 140억 원의 주문형 비디오(VOD)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 션샤인’은 중국을 빼고 국내에서 최소 30억 원 이상의 VOD 수입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추가 계약이 성사된다면 ‘도깨비’ 이상도 가능하다. tvN ‘도깨비’(2016)가 ‘웰메이드는 어디서든 통한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미스터 션샤인’은 그 2배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블록버스터다. 제목처럼 한국 드라마 시장의 발전을 위한 ‘햇빛’이 될지 기대가 높다.

사진제공 = 화앤담픽처스
◇김은숙이라 가능한 베테랑의 집결

출연진부터 눈부시다. 9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이병헌을 포함해 김태리·유연석·변요한·김민정 등이 출연한다. 스타 제작진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SBS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실패가 없었던 김은숙 작가와 KBS2 ‘태양의 후예’(2015)부터 그와 함께 한 이응복 PD의 신작이다. 미술, 음악, 의상 등에도 영화와 해외 스태프가 참여하는 등 비용과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소재의 차별성이 돋보인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특정 자본에 종속되지 않아 자유로울 수 있었다. 고유의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인 감동과 재미를 전하겠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거대 미디어기업들의 합종연횡(M&A), 글로벌 OTT 기업의 국내 활동 강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콘텐츠 기업도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스튜디오 모델의 강점을 살리고, 더 나아가 글로벌 미디어기업과 공동제작, 현지 시장에서의 로컬 콘텐츠 제작 등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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