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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제작 드라마 기대…핵을 녹이는 건 문화죠"

박현택 기자I 2018.04.28 06:56:20
[고양=특별취재팀 방인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핵탄두를 녹이는 건 문화죠”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장 박창식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을 두고 이처럼 말했다.

그는 “서독과 동독간 장벽을 허문 것은 서로의 방송이나 라디오를 훔쳐 들었던 문화교류”라며 “정상회담에 앞서 평양 공연이 있었다. 회담으로 인해 정치적 문제가 해결된 이후엔 다시 문화의 몫이다. 민족간 실질적 격차를 좁히는 것은 결국 드라마를 비롯한 문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와 이달 1, 3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이어 남북 정상이 손을 잡자,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교류 사업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문화교류협력특별전담반 TF’를 꾸려 가동한다. TF는 과거 추진되다 중단된 학술·문화재·종교 분야 주요 교류사업을 우선 재개하는 것을 검토한다.

앞서 예술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도종환 문화부 장관은 아시안게임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과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 재개,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등을 언급하며 남북교류 활성화를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후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의 우선적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이지만, 남북간 거리를 좁히는 실질적인 매개체는 문화·예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진=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창식 전 의원은 “남한배우와 북한배우가 출연하고, 남·북한 세트장을 오가며 함께 만든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이 더 이상 ‘상상 속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라며 “함께 드라마를 찍고, 나란히 방영하는 과정에서 민족간 문화적 차이나 생활 격차 등 괴리를 서서히 줄어든다. 그 효과는 스포츠 교류를 통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극이 심한 ‘요즘 이야기’보다는 ‘고구려’ 등 남북한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사극이 공동 제작되길 기대한다”며 “곧 의견을 모아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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