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광주시, 세 곳 중 가장 적극적… 서울 고척동은 공사진행 차질
대구는 계획만 잡고 진전없어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겐 올해 세 가지 소원이 있다. 프로야구 관중 600만 돌파,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구장(球場) 신축이다. 새 야구장의 필요성은 2006년 WBC 4강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금 진척 상황은 어떨까.
■의욕적인 광주
강운태 신임 광주광역시장의 새 구장 건립 의지가 강하다. 지난 6일 야구장 건립 시민추진위원회와 광주시가 마련한 시민 공청회에서 2만5000석 규모의 개방형 구장 건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모델은 이달 초 시와 의회 관계자들이 함께 방문했던 일본의 히로시마 시민구장이다. 강 시장은 무등경기장 종합운동장 자리에 야구장을 짓고 기존 구장은 아마추어용으로 바꿔 일대를 야구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강 시장은 시 예산 300억원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9년 WBC 대회 준우승 후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정부와 지자체, 연고 구단이 300억원씩 재원을 마련하자"며 제시한 '3-3-3 플랜'에 따른 것이다. 문체부 김기홍 체육국장도 "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지원금 마련이 쉬워졌다. 광주·대구·대전 등 3개 구장에 모두 1000억원 정도는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연고구단인 KIA는 자금 동원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90년대 초 해태 타이거스 단장 출신으로 광주 야구장 건립을 막후 조정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국 총재특보는 "광주를 책임지고 있는 강 시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연고 구단이 머뭇거리면 다른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스톱 안산 돔
당초 이번 달부터 공사를 시작하려 했던 안산 돔구장은 시장이 바뀌면서 전면 중단됐다. 신임 김철민 시장은 돔구장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타당성 평가를 거친 뒤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돔구장을 짓게 되면 연간 엄청난 규모의 운영·관리비가 필요한데 야구장 관전 수입만 갖고는 이를 충당하기 어렵다. 게다가 프로야구단이 안산에 온다는 장담도 못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작년 12월 우선협상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초기 투자 비용으로 이미 200억원을 투자했다. 안산시 김학민 과장은 "백지화한다면 사업자 측과 법적 해결이 필요할 것 같다"며 "완전히 없던 일로 할지, 계속 추진할지 미정"이라고 했다.
■공기(工期)가 문제인 고척동 돔
서울 고척동에 지어지는 돔구장의 공정률은 15% 선이다. 그런데 당초 계획했던 2만석 규모에서 2만2258석으로 규모를 늘리고, 지붕을 반만 덮는 하프 돔에서 전면 돔구장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공사 기간과 비용이 함께 늘어나게 됐다.
서울시 체육진흥과 이상옥 담당관은 "(당초 2011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넉넉잡아 2012년 12월까지 완공이 가능하다. 완공 후엔 일단 아마추어 야구 전용 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야구협회측은 "2012년 8월에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한 상태인데 그때까지 구장이 완공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구체적이지 않은 대구
대구시는 작년 10월 포스코와 돔구장 건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어 올 2월 포스코측이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대구시측에서 공동 주택 물량이 너무 많다며 이견을 제시해 일단 중단된 상태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임동현 사무관은 "포스코 외에 다른 업체의 사업 제안도 들어올 예정이다. 8월 중으로 최종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현재는 대구 월드컵 경기장 옆에 돔구장을 짓는다는 계획만 확정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