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언론, 팬들의 무관심 등 외로운 상황과 고된 훈련 속에서 울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8강행을 이룬 20세 이하 한국여자축구대표팀 최인철 감독(38)과 선수들은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최 감독은 19일 경향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 인기가 적은 여자축구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잡겠다는 게 우리의 공통된 목표”라고 말했다.
여자축구는 남자축구에 비해 많이 외면당해 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변의 관심은 거의 없었다. 독일 현지로 취재를 간 언론사는 한 군데도 없다.
최 감독은 “여자축구 인기가 떨어지고, 언론사 사정도 여의치 않다는 걸 다 안다”면서 “결국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한국여자축구가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기본적인 여건이 좋아야 좋은 선수가 나오고 전체적인 축구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자축구 강국 독일은 등록선수가 100만명을 넘는 반면 한국은 140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한국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8강행을 이룬 힘은 희생정신과 조직력이다. 21명 대표팀에는 한양여대 6명, 여주대 4명 등 중·고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선수들이 많다. 대표선수 선발 최대 기준으로 희생정신을 꼽은 최 감독도 10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여자축구에만 매달렸다. 무명 선수들의 눈물 섞인 희생과 지도자의 남모를 노고가 8강행을 이룩한 셈이다.
한국은 22일 새벽 1시 세계랭킹 1위 미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최 감독은 “우리가 이미 8강에 올랐다고 해서 미국전을 대충 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 특유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촘촘한 조직력으로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8강에서 이기면 어디까지 올라갈지 아무도 모른다”며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