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은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도연은 최근 ‘리볼버’의 홍보차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 출연해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후 겪었던 슬럼프를 고백한 바 있다. 앞서 전도연은 영화 ‘밀양’을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당시에 대해 “순간적으로 붕 뜰 수 있지 않나. ‘어마어마한 배우가 됐구나. 앞으로 난 뭘 하게 될까?’ 했는데 진짜 시나리오가 안 들어왔다. 그때 칸 가기 전에 (작품) 정한 게 하정우 씨랑 했던 ‘멋진 하루’였다. 저는 지금도 그 작품을 좋아하는데 칸의 후광에 좀 가려진 작품이 아닌가 싶다”고 회상했다.
당시 모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칸에 다녀왔는데 왜 네가 저런 저예산 작품을 해?’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고도 토로했다. 전도연은 “저는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 이유에서부터 제 고비가 시작이었다”라며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우가 아닌 어려운 배우가 된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람들은 다 ‘전도연 책상에 시나리오가 이만큼 쌓여있겠지’ 하는데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매니저에게 혹시 대본을 걸러내는 것이냐고 물어봤을 정도”라고도 덧붙였다.
전도연은 “‘칸의 여왕’이라고 하는데 어느 순간 그게 저를 힘들게 한더라. 연기적으로 뭔가 영감을 받았다,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작품이 없어서 해보지 못했다”고 그 때의 힘든 심경을 되돌아봤다.
이와 관련해 전도연은 인터뷰를 통해 수식어에 대한 부담을 이겨낸 과정도 전했다. 그는 “저는 칸에서 상을 받았고, 칸의 여왕이란 수식어도 달았었고. 예전에는 거기서 벗어나면 뭔가 좀 다른 배우가 되지 않을까. 좀 더 편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벗어날 수 없는 저의 모습이기에 지금은 벗어나려 하다기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스스로 받아들이는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른 방식으로 내가 어떻게 사람들과 만남을 갖고 어떤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이런 것을 증명까진 아니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 같다. 그래도 이젠 개인적으로 마음에서 자유로워진 거 같다”고도 부연했다.
자신처럼 되고 싶어 본인을 스스로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자칭했던 임지연처럼, 자신을 롤모델로 삼거나 존경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후배들의 선망을 접하는 생각도 밝혔다. 전도연은 “저도 모르게 어느 순간 제가 그런 배우가 되어있는 거 같다. 모르겠다.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마냥 기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책임이나 부담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냥 어느 순간 자연스레 들리는 말이다. 왜냐면 저 역시 그 시간들 동안 한 곳에 머물러있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어서인 것 같다. 계속 저도 정진하듯 그 친구들도 정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저를 대체할 배우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