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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는 그간 믹스테이프와 앨범으로 들려줬던 솔로곡들을 중심으로 이번 공연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공연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쓰러진 장면을 마지막으로 끝난 오프닝 영상 내용에 맞춰 무대에 누운 채로 시작했다. 첫 곡으로 택한 곡은 ‘해금’. 슈가는 ‘이 노래는 해금. 올라타 봐 지금. 해석들은 자유. 개소리는 아웃. 표현들의 자유’ 등 강렬한 랩 가사가 돋보이는 곡으로 시작부터 거세게 몰아쳤다.
이후 슈가는 ‘대취타’, ‘어거스티 디’,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 ‘저 달’, ‘번 잇’(Burn It) 등을 부르며 자유로운 몸짓으로 공연의 분위기를 달궈갔다. ‘트리비아 전(轉): 시소’와 ‘SDL’ 무대 땐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색다른 모습도 보여줬다.
무대를 마치 퍼즐처럼 15개의 조각으로 제작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조각낸 무대가 하나씩 천장 위로 사라지는 구성이었는데 ‘사람+사람 파트2’를 부를 땐 한 조각이 올라간 자리를 작은 방으로 꾸며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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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슈가는 ‘BTS 싸이퍼’(BTS Cypher) 메들리와 ‘욱’(UGH!), ‘땡’ ‘허?!’(HUH?!) 등을 연이어 불렀고,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과 ‘스누즈’(Snooze)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들려줬다. ‘극야’를 부른 이후에는 어느덧 단 한 조각의 무대만 남았다. 그런 가운데 슈가는 불길로 둘러 쌓인 채 부모님의 건강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낸 시절의 이야기로 채운 ‘아미그달라’(AMYGDALA)를 마지막 곡으로 선보였다.
15개의 조각은 슈가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나씩 하늘 위로 날려버린 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의 노래를 부른 슈가는 ‘이곳에서 구해줘. 어서 빨리 꺼내줘’라는 랩을 절규하듯 내뱉으며 쓰러졌다. 결국 모든 고민은 본인 혼자만의 고민이며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걸 표현한 공연이었던 셈이다.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슈가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에 대한 답을 알려준 공연이기도 했다. 그의 고민은 과거에도, 지금도 음악이었고, 슈가는 솔로곡으로 꽉 채운 공연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가감 없이 팬들과 공유했다. 공연을 모두 관람한 뒤 앞으로 슈가가 어떤 고민을 이어갈지, 그 고민을 어떠한 예술적 음악으로 표현하며 행보를 펼쳐나갈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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