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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좋아요정' 이슬비 컬링 해설위원 "아직 은퇴한거 아니에요"

이석무 기자I 2018.02.20 06:34:44
[강릉=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이슬비 SBS 컬링 해설위원
사진=SBS
[강릉=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중계석에서 경기를 볼 때마다 가슴이 뛴다. 아이스 위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는다. 선수들이 느끼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 4년 전에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컬링돌’로 큰 관심을 받았던 이슬비(30) 선수는 이제 SBS 컬링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소위 컬링 빗자루라고 불리는 ‘브룸’을 잠시 내려놓고 마이크 앞에 앉았다.

화제성은 여전하다. 소치에서 보여준 컬링 실력 만큼이나 해설도 똑 부러진다. 4년 전 ‘컬링돌’이었다면 지금은 ‘해설돌’이 됐다. 중계할때 ‘좋아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해서 ‘좋아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컬링 선수 시절의 악바리 정신은 여전하다. 해설을 위해 밤을 새가며 자료를 준비하고 경기 화면을 돌려보는 모습은 선수 때 그대로다.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슬비 위원은 “처음 해설을 시작할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올림픽마다 이렇게 화제가 되는게 신기하기도 하다”며 귀엽게 웃었다.

선수로서 컬링을 직접 하는 것과 해설자로서 컬링을 바라보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이슬비 위원은 “선수 때보다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다. 선수 때는 우리 작전만 봤다면 지금은 위에서 판을 크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 움직임 하나하나에 마음이 졸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는 “선수들이 파이팅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울컥하는 마음은 똑같다”며 “선수 시절 코치님이 ‘한 게임씩 치르면 몇 년씩 늙어간다’고 하소연했는데 그 심경이 이해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슬비 위원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컬링 전문용어 대신 집어넣기, 쳐내기, 돌아넣기 등 알아듣기 편한 말로 바꿔 소개한다.

그는 “해설을 맡기로 하면서 국민들에게 컬링을 쉽고 재밌게 알려드리자고 생각했다”며 “선수들도 하면 할 수록 더 어려운게 컬링이다. 그래서 전문용어는 가능한 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비 위원은 잠시 선수 생활을 멈춘 상태다. 소치 올림픽 당시 소속팀이었던 경기도청에서도 나왔다. 하지만 은퇴를 한 것은 아니다.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아이스 위로 돌아갈 생각이다. 경기를 볼 때마다 직접 뛰고 싶다는 간절함은 더 커진다.

이슬비 위원은 “지금도 선수 시절의 패턴을 지키고 있다. 선수 시절보다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고 경기도 많이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다시 올라가기 위해 정리하고 배우는 시간이다. 선수로 돌아갈 여건이 안되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기술이나 트렌드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 앳된 외모지만 소치 올림픽을 마친 뒤 2014년 일찍 결혼에 골인했다. 남편은 운동과는 관계없는 건축 설계 일을 하고 있다.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남편을 소개한 이슬비 위원은 ‘올림픽 때문에 남편과 오래 떨어져있는게 싫겠다’고 묻자 “컬링 선수 때는 2~3달씩 해외에 나가다보니 떨어져 지내는게 익숙하다”며 까르르 웃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이슬비 위원은 평창에서 우리 여자대표팀이 그 한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지금 여자대표팀은 컬링 세계 투어에서 1등을 자주 한 팀이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다른 나라 팀들을 한 번씩 다 이겼다”며 “올림픽이라 의식하지 않고 그냥 투어 대회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분명 4강에 진출할 수 있고 메달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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