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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중동 월드컵 개막에 중동 지도자들도 한자리

주미희 기자I 2022.11.21 01:16:36

사우디 모하메드 왕세자 참석…카타르와 ‘화해 무드’
경기장 밖에는 VIP 기다리는 낙타·말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두 번째 줄)가 20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왼쪽) 전 카타르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두 번째 줄),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장 오른쪽)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거센 보이콧과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카타르 월드컵이 전 세계 지도자와 축구 팬들 앞에서 첫 중동 월드컵으로써 막을 올렸다.

20일 오후 5시 40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는 제22회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회식이 열렸다.

배우 모건 프리먼의 환영 인사와 낙타와 함께하는 아랍 테마로 개회식이 시작됐고, 세계적인 한국 보이그룹 BTS 정국이 카타르월드컵 공식 사운드트랙(OST) ‘드리머스’(Dreamers)로 화려하게 무대를 꾸몄다.

중동 월드컵 답게 중동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하면서 수년간 갈등 관계에서 연대로 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는 지난 2017년 6월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 등과 함께 카타르가 급진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 등을 지원하고 앙숙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라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과 쿠웨이트의 중재로 단교 사태는 3년 7개월 만인 2021년 1월 종식됐다. 지난해 말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타르를 방문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고, 이번엔 월드컵 개막식까지 참석해 양국 관계가 회복됐음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개회식에는 안토니우 구테후스 UN 사무총장과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이 참석했다. 가장 큰 박수는 카타르의 국왕인 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가 받았다.

화려한 개막식이었으나 노동자 학대와 차별, 뇌물 수수 혐의 등에 대한 비판은 아직도 뒤따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개회식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정체로 인해 개막식이 시작할 때까지도 많은 좌석이 비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월드컵 개최를 위해 2000억 달러가 넘는 인프라를 구축한 반면 이주 노동자 인권 문제 등은 외면할 수 없다고도 되짚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은 “이날 개회식이 열린 경기장 밖에는 M4 소총을 어개에 걸친 의장대가 낙타와 말을 타고 VIP, VVIP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낙타와 말 등이 경비를 하는 모습도 전했다.

또 대회장을 찾은 네덜란드 축구 팬은 이 매체에 “월드컵에서 갖는 재미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또다른 이스라엘 팬은 “월드컵 일정이 진행될수록 교통 문제가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도 말했다.
카타르월드컵 개막식 전경.(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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