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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PD의 연예시대②]퀴즈쇼, 왜 연예인보다 아나운서가 강할까

윤경철 기자I 2008.02.18 09:02:04
▲ 퀴즈 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나운서 출신 MC들.(사진 왼쪽부터 최근 프리랜서를 선언한 전 KBS 아나운서 김병찬, 전 SBS 아나운서 유정현)


[편집자주]‘클릭하면 스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급변하고 있다. CD와 필름을 대신하는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호흡은 점차 가빠졌고, 다매체 시대 매체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빠른 산업화에 살아남기 위한 해법도 달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진단해본다.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예능적인 요소가 강한 아나운서, 이른바 아나테이너가 각광받고 있는 요즘이지만 아나운서들은 개그맨이나 가수들에 비해 예능프로그램에서 맥을 추지 못한다.

정확한 발음과 지식을 갖추고 있지만 애드리브가 강하게 작용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선 다양한 개인기로 중무장된 연예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퀴즈쇼만큼은 다르다. 역대 퀴즈쇼 MC 중에는 연예인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은 김용만 박수홍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장학퀴즈'를 진행했던 차인태를 비롯해 원종배 김병찬 손범수 유정현 신영일 등 아나운서 출신들에 비해선 활약상이 미비한 게 현실이다.

실제 개그맨 이경규가 메인 MC를 맡았던 '7옥타브'를 비롯해 각종 연예인 퀴즈 프로그램은 1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아나운서들이 진행한 프로그램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퀴즈 대한민국’ 등을 비롯해 2004년 종영된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등 장수 프로그램이 수 십 편에 이른다.

퀴즈쇼에서 아나운서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일단 학습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변형된 퀴즈쇼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통 퀴즈쇼에선 애드리브보다 시사상식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나운서들의 경우 뉴스 진행을 하는 데다 신문을 읽는 량 또한 왠만한 수험생 못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진행 도중 적절한 조언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낼 수 있다.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다른 점도 한몫 작용하고 있다. 정보 추구의 개념이 강한 퀴즈쇼에선 아무래도 아나운서가 강할 수 밖에 없다. 매일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에 대한 신뢰도가 버라이어티에서 웃음을 주는 연예인들보다 정보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퀴즈쇼를 통해 성공한 롤모델이 많은 점도 영향을 미친다. 무명의 아나운서들이 퀴즈쇼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던 데 반해 개그맨 출신들이 퀴즈쇼에 캐스팅 되는 것은 대부분 스타가 된 뒤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섭외된 경우가 많다.

퀴즈쇼 진행에 강한 아나운서들이지만 이들을 출연자로 섭외하기는 쉽지 않다.

'스타 골든벨'에 수없이 많은 연예인들이 나오고 있지만 유독 아나운서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행여 있을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때 '퀴즈 대한민국'에서 역대 퀴즈쇼 진행자들을 섭회하려다 무산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 OBS경인TV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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