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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럭비 에이스' 정연식의 자신감

이석무 기자I 2022.09.14 06:00:00
한국 7인제 럭비대표팀 정연식. 사진=이석무 기자
럭비 월드컵 세븐스 2022 포르투갈전에서 트라이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는 정연식.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리도 충분히 강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한국 7인제 럭비대표팀 에이스 정연식(29·현대글로비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앞으로 펼쳐질 한국 럭비의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1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2승을 거둔 7인제 럭비대표팀 선수단은 지난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찰리 로우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럭비경기장에서 펼쳐진 ‘럭비 월드컵 세븐스 2022’에서 2승 2패를 기록, 24개 팀 가운데 21위를 차지했다. 겉으로 드러난 순위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준비과정이나 경기 내용면에선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 결승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을 꺾고 17년 만에 아시아 대표로 7인제 월드컵 본선에 나섰다. 첫 경기이자 16강 결정전인 웨일스전에서 10-33으로 패해 순위 결정전으로 내려간 대표팀은 우간다와 경기에서도 0-12로 완패했다.

하지만 이후 짐바브웨를 21-19, 2점 차로 이긴데 이어 마지막 21·22위 결정전에서 포르투갈마저 12-10으로 꺾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포르투갈전은 경기 막판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룬 승리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대표팀 에이스 정연식었다. 팀에서 직접 득점을 노리는 윙 포지션을 맡고 있는 정연식은 한국이 기록한 7개 트라이 가운데 4개를 책임졌다. 전체 참가국 선수 가운데 공동 3위에 랭크됐다.

정연식은 183cm 82kg으로 럭비 선수로서 체격은 작은 편이다. 하지만 100m를 11초3에 주파할 만큼 엄청난 스피드와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를 앞세워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득점을 뽑아냈다.

로우 감독 조차 “언빌리버블”을 연신 외치며 정연식의 활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로우 감독은 “정연식은 이번 대회에서 아주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쳤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갔다”며 “아주 만족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의 경기로 화제를 모았던 정연식은 “첫 월드컵 출전이었는데 그래도 긴장 덜하고 잘한 것 같다”며 “우간다전 패배가 개인적으론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귀중한 경험을 쌓은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연식은 재차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큰 국제대회를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외국선수들과 부딪혔을때 당황하고 판단미스가 오기도 했다”며 “하지만 어런 저런 상황을 많이 겪으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럭비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아르헨티나, 프랑스, 우루과이 등 세계적인 강팀들과 함께 훈련하고 연습경기도 치렀다.

정연식은 “미국에서의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고 그 덕분에 월드컵에서 2승이 가능했다”며 “우리도 강팀들과 꾸준히 맞붙어보고 체계적으로 훈련한다면 월드컵 16강, 8강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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