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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에…수도권 골프장 비상

임정우 기자I 2020.12.24 06:00:00
국내 골프장의 코스 전경.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으로 수도권 골프장들이 비상에 걸렸다.

23일 인터넷 골프예약업체 XGOLF에 따르면 수도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 발표 후 경기·인천 지역 수도권에서만 예약 3000건 이상이 취소 접수됐다. 코로나19의 대유행에도 이례적 특수를 누리던 골프장마저 취소 및 환불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지난 21일 “23일 0시부터 다음달 3일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서울·수도권에서는 실내외를 불문하고 ‘사적 모임’은 4인까지만 허용된다. 행정명령은 수도권 내 모든 골프장에도 적용된다. 이번 행정 조치를 따라야 하는 수도권 골프장은 총 175곳(2019년 기준·한국레저산업연구소)으로 전국 골프장(535개)의 32.7%에 해당한다.

국내 골프장은 대부분 4인 1캐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조에 캐디를 포함해 4명만 팀을 이뤄야 한다. 4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캐디 없이 라운드를 나서거나 약속을 했던 멤버들 중 1명이 빠져야 한다.

이번 행정명령을 어기면 사업주와 이용자 모두 과태료(300만원)를 물어야 하는 만큼 예약을 미리 받아 놓은 다수의 수도권 골프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 수도권 골프장 관계자는 “안정상의 문제로 인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3인 플레이로 예약을 조정하고 있다”며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예약한 고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부분의 골프장이 3인 1캐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뉴스프링과 양지파인, 뉴코리아, 아일랜드 등 몇몇 골프장에서는 4인 노캐디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사전에 신청하고 티오프 전 플레이와 안전 등에 관련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행정명령으로 비상이 걸린 건 수도권 골프장만이 아니다. 비수도권 골프장들은 해당 지자체에 따라 적용되는 세부 지침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한 비수도권 골프장 관계자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예약 고객이 있는 팀은 3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게 방침이라 거주지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며 “비수도권의 경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권고사항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긴급 조치인 만큼 최대한 협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행정명령 이전부터 노캐디 라운드가 가능하고 23일부터 캐디 없이 4인 플레이를 허용한 골프장들은 새로운 골퍼들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XGOLF 관계자는 “3인 1캐디 방식의 골프장 예약을 취소한 골퍼들이 4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비수도권 골프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행정명령으로 인해 수도권에서 정상적인 4인 플레이가 어려워진 만큼 내달 3일까지는 이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행정명령으로 생긴 또 하나의 문제는 캐디피와 카트료다. 연말 라운드를 앞둔 한 30대 골퍼는 “어쩔 수 없이 3인 플레이를 하는 것인데 캐디피와 카트료를 이전과 똑같이 내야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4인이 내도 비싸다고 느껴지는 캐디피와 카트료를 인하 없이 3인이 내야 한다고 하면 골퍼들의 불만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일부 골프장은 카트료를 인하했지만 캐디피는 이전과 똑같이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수도권 골프장 관계자는 “카트피는 인원수에 따라 조정을 할 수 있지만 캐디피는 골프장에서 터치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골프장과 고객 모두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하루빨리 해당 지자체에서 세부 지침을 내려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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