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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놀면 뭐하니?', 어떻게 예능 중심에 섰나

김가영 기자I 2020.06.17 05:55:18

참신한 기획력·무한한 도전력 돋보여
트렌드 빠르게 흡수해 이슈 선점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무한’한 ‘도전’이다. 스타 PD 김태호와 1인자 방송인 유재석이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트롯부터 쿡방, 혼성그룹까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놀면 뭐하니?’ 팀은 발 빠르게 트렌드를 흡수하더니 이젠 그 이슈들을 리드하며 예능의 중심에 섰다.

‘놀면 뭐하니?’ 포스터(사진=MBC)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놀면 뭐하니?’의 인기 요인에 대해 16일 “트렌드를 가지고 오긴 했지만 소화하는 방식은 다르다”며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가지고 와서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세계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김태호 PD, 유재석이 만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큰 상태였다. ‘무한도전’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며 “‘놀면 뭐하니?’에서 여러 도전을 하는 것이 기존 ‘무한도전’ 팬들이 좋아했던 요소고, 거기에 새로운 인물을 만나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지며 새로운 팬들에게도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로 섭외력을 꼽았다. 하 평론가는 “고정 출연자인 유재석이 잘하는 것도 있지만 섭외하는 것도 한국 최고의 사람들만 섭외한다”고 짚었다.

◇ ‘놀면 뭐하니?’의 ‘무한도전’

릴레이 카메라로 시작한 ‘놀면 뭐하니?’는 유일한 고정 출연자인 유재석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무한도전’으로 오랜 시간 갈고 닦은 참신한 기획력과 진득한 도전력을 발휘해 드럼, 하프, 트롯 가수, 라면집, 치킨집 등의 분야에 도전을 했고 ‘놀면 뭐하니?’만의 차별성을 구축하며 프로그램 특유의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정 출연자가 유재석 1명이라는 점은 6명의 출연자가 있던 ‘무한도전’보다 더 다양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정 평론가는 “그때그때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을 시도하고, 그걸 유재석이 나서서 캐릭터화 하면서 세계를 확장시키고, 확장된 캐릭터들을 모아 새롭게 진화하고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라며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에서 해왔던 방식이 더 발전했다. 지금 트렌디한 면들을 잘 끌어오면서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이 흥미로워하는 것들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산슬(사진=MBC)
대표적인 예가 트롯 가수 도전이다.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흥행으로 전국에 트롯 열풍이 불자 유재석은 트롯 가수에 도전했다. 다른 예능프로그램들이 트롯 스타 섭외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유재석이 직접 노래를 배우고 무대에 서며 트롯 가수를 경험하고 발자취를 남긴다는 점은 ‘놀면 뭐하니?’만의 차별성과 도전 정신이 잘 담긴 지점이다. ‘무한도전’으로 갈고 닦은 ‘도전력’이 밑받침이 됐기에 가능했다. 유재석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유산슬’이라는 부캐(부캐릭터)를 사용했고 이 이름으로 MBC ‘연예대상’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유산슬의 노래 ‘사랑의 재개발’, ‘합정역 5번 출구’는 음원사이트 트롯 차트 1위라는 성적도 냈다.

◇ 발빠른 트렌드 수용

트렌드를 읽고 그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놀면 뭐하니?’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트롯 열풍 때는 트롯 가수에 도전하고 코로나19 확산일 때는 공연이 취소된 아티스트를 섭외해 ‘방구석 콘서트’를 열며 시의 적절한 기획력을 선보였다. ‘방구석 콘서트’는 침체된 가요계, 공연계의 어려움을 담으며 재미는 물론, 현 사회 현상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또한 진단에 그치는 것이 아닌, ‘콘서트’를 열어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놀면 뭐하니?’에서 진행한 ‘방구석 콘서트’(사진=MBC)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여름이 다가오자 댄스 음악에 도전한다. 김태호 PD는 “지난 겨울 활동한 유산슬이 트롯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밀리는 실력”이라고 그 이유를 댔지만, ‘재미’에만 초점을 맞춘 아이템은 아니다. 가요계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최근 여름 음악 시장에서 사라진 댄스 음악의 부활을 위해 장르를 선택했다. 실제로 오랫동안 여름 음악 시장을 집권한 댄스 음악은 최근 음원 차트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유재석은 직접 댄스 붐을 일으킨 ‘왕년의 스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그 가운데 ‘혼성그룹’ 아이템으로 확장을 하게 됐다. 혼성그룹 아이템은 ‘밈’, ‘온라인 탑골공원’에 빠져있는 젊은 세대들과, 그 시대를 추억하는 기성 세대 모두의 취향을 잡은 현명한 아이템이다.

정 평론가는 혼성그룹 아이템을 ‘아주 적절한 시기에 나온 아이템’이라고 표현하며 “코로나19이기도 하고 여름 시장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힘든 시기다. 그런 것에 힘을 주고 싶은 아이템이라는 게 느껴진다”며 “여기에 비, 이효리를 섭외해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것들이 기획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놀면 뭐하니?’ 싹쓰리(사진=MBC)
‘혼성그룹’을 기획하는 과정에서도 최근 ‘깡’ 신드롬으로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비를 발빠르게 섭외해 이슈를 선점했다. 유재석, 이효리, 비로 구성된 혼성그룹은 최근 트렌드에 맞게 ‘신비주의’가 아닌 ‘소통’을 추구하며 라이브 방송을 열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다. 세 사람의 부캐 ‘유두래곤’, ‘린다G’, ‘비룡’ 그룹명 ‘싹쓰리’까지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 결정했다. 이런 소통이 이슈를 선점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혼성그룹 싹쓰리는 오는 7월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정 평론가는“음악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중의 관심이 관심이 높아져있고 조합 자체가 흥미롭다. 조합이 만들어내는 음악도 관심이 있다”며 “이미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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