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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기’는 화려하게 출발했다. 2회 만에 방송사고로 촬영 현장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뒤늦게 스태프 사고가 알려졌다. ‘생방송 촬영’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중상을 당한 스태프가 두 달 가까이 하루 17시간씩 근무했으며, 제작비를 절감하고자 사용한 부실한 자재가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비난의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시민단체 등 일각에선 제작중단을 외치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는 이들이 있다. 출연자들이다. 그들 역시 지난 10월부터 불철주야 촬영에 매진했다. 공개된 첫 회에서 보여준 이승기, 차승원, 오연서의 호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대대적인 반응을 기대했지만, 사건사고로 묻혀버렸다. 스태프 사고 소식 이후 드라마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차갑다. 소속사가 나서 ‘화유기’와 관련해 출연 배우를 홍보하기에도 조심스러운 상황이 됐다.
일정도 엉망이 됐다. 당초 30일 방영 예정이었던 3회가 최소 1주일 연기됐다. 즉 종영일자가 늦춰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관련 스태프들은 물론 배우들 또한 예정했던 일정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방송이 재개돼도 현재로선 향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란 보장이 없고, 드라마 외적으로 날카로운 외부 시선 때문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 전 ‘화유기’는 주인공인 이승기의 복귀작으로 기대가 높았다. 전역을 앞두고 이승기는 각종 드라마와 예능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화유기’는 그만큼 신중하게 고른 작품이었다. 오만방자한 요괴 손오공은 그의 매력을 십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 현재로선 이 보다는 드라마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가 됐다.
한 출연자의 소속사 측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배우로선 맡은 바대로 촬영에 매진하는 것이 일단은 최선”이라고 말했다.